[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페르메이르라는 화가는 몰라도 〈진주 귀고리 소녀〉라는 그림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안다. 한때 얀 베르메르라고 알려졌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17세기 네덜란드는 황금시대라 불리는 전성기였다. 이 시대에는 네덜란드의 정치 · 경제 · 문화 등 모든 방면이 눈부시게 발전하던 때로, 예술 분야에서도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던 시기였다. 당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프란스 할스, 렘브란트, 하브릴 메추 등이 꼽히는데 여기에 빠지지 않는 이가 바로 페르메이르다.

페르메이르는 생전엔 델프트 지역에서만 활동한 화가였다. 그래서 당대부터 현재까지 언제나 유명한 화가인 렘브란트와 달리 페르메이르는 19세기 말에 '재발견'되어 20세기 미국을 시작으로 차츰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생애는 알려진 게 없다. 본인이 남긴 기록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이 페르메이르에 관해 남겨둔 기록조차 찾을 수 없다. 심지어 그의 작품은 다른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둔갑해 팔릴 정도로 철저히 시간 속에 묻힌 화가였다.

그러다 19세기 말부터 페르메이르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연구자들은 델프트에 남은 공문서를 샅샅이 뒤져 출생일, 결혼일, 예술가 조합인 성 누가 길드 가입, 사망일 등 페르메이르의 단편적인 흔적을 찾아내 화가의 삶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페르메이르 특별전이 열린 오사카를 시작으로 페르메이르의 고향 델프트와 그의 작품이 소장된 암스테르담, 델프트, 빈, 런던 등을 직접 다니며 지금까지 페르메이르에 관해 밝혀진 사실과 그의 작품을 함께 설명한다. 저서 <페이메이르 (아르테, 2020)>는 페르메이르의 삶과 작품에 관한 최신의 정보를 총망라한 책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전원경 작가는 페르메이르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17세기 네덜란드의 시대적 상황과 사회 분위기를 짚어준다. 독자는 페르메이르라는 화가가 왜 실내 풍속화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됐고 35점 내외의 적은 그림만 남기게 됐는지를 시대적 맥락 속에서 풀어준다. 그리고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 독자가 어떤 루트로 암스테르담-헤이그-델프트를 돌아보면 좋을지 실용적인 정보 역시 놓치지 않는다.

저자 전원경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 시티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비평 및 경영 전공으로 석사를, 글래스고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객석』과 『주간동아』의 공연 및 문화 담당 기자로 일했다. 현재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와 국립중앙박물관 강사,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양학부 외래교수, 아르떼TV 예술 강좌와 수원SK아트리움의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 ‘미술관 옆 음악당’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문화관광부 문학 부문 우수도서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를 시작으로 <예술가의 거리>, <런던 미술관 산책>, <예술, 역사를 만들다>, <예술, 도시를 만나다>, <클림트> 등 유럽의 문화와 예술, 역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여러 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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