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하나영>

[한국강사신문 하나영 칼럼니스트] 첫째 예린이가 태어나고 3개월 뒤 시어머님께 아이를 맡기고 나는 직장으로 복귀했다. 예린이는 너무 순해서 돌보는 데 힘들지 않았지만, 한번 울면 엄마와 아빠가 진땀을 흘릴 만큼 긴 시간을 하염없이 울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예린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순하다고 생각했기에 ‘기왕이면 두 명을 한꺼번에 키우면서 한 번에 힘들고 말자’라고 생각하며 둘째아이도 계획해서 연년생으로 낳게 되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둘째 아이를 가지면서 예린이에게 어렸을 때 해줘야 하는 것들을 많이 놓쳐서인지 예린이는 17개월이 될 때까지 걷지를 않았다. 주변의 또래 아이들은 10개월에 걷기도 하고 늦어도 14~15개월에는 아장아장 걷는 연습을 한다는데, 예린이는 그 개월 수에도 전혀 걸으려고 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예린이를 조심히 관찰하던 나는 예린이 13개월에 그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엄마가 옆에서 돌봐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예린이에게 항상 미안했기에 뭔가를 더 많이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평일 중 4일은 문화센터에 다니고, 3일은 방문교사를 불렀다. 예린이를 정성스럽게 똑똑하게 잘 키우고 싶었다.

집에 있을때는 예린이와 걷기 연습을 많이 했다. 17개월 어느 날, 갑자기 걸으며 내게 다가온 예린이를 잊을 수가 없다. 18개월 때, 둘째 채린이가 태어나면서 말 없고 조용했던 예린이에게 급작스러운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화센터에서 예린이는 바로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수업시간 절반 이상을 가만히 앉아서 쳐다보다가 꼭 마치기 10분 전쯤에 참여하곤 했다. 적극적인 예린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내가 수업에 억지로 참여를 시키면 그날은 아이가 계속 울어서 수업에 전혀 참여할 수가 없었다.

한번은 수업 중에 한 아이가 거슬렸는지 다가가서 그 아이를 넘어뜨리고 꼬집었다. 아이가 안 하던 행동을 하니까 너무 놀랐다. 그 아이 엄마에게 “미안합니다.”라며 거듭 사과를 했다. 예린이의 이런 행동은 동생에게도 나타났다. 내가 잠깐만 자리를 비우면 동생을 괴롭혔다. ‘엄마의 사랑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지 동생을 꼬집기도 하고, 요리조리 굴리다가 아이를 뒤집어 놓기도 했다.

그 괴롭힘은 동네 친구들에게도 나타났다. 동네 친구를 집에 초대해 놓고는 집에오면 밀고,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예린이의 변화에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다.

원래 예린이는 친구에게 자기 것을 나눠주던 아이였다.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릴 때도 예린이가 좋아하는 색을 친구가 원하면 친구에게 양보하는 아이였는데, 이유 없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보니까 눈앞이 깜깜해졌다. ‘아이가 왜 이러지? 동생이 생겨서 그런 걸까? 연년생으로 낳기를 잘 못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 참고자료: (주)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교육매니저의 『11명 영재맘의 육아 스토리: 행복한 영재를 키운(한국강사신문, 2020.05.29.)』

하나영 칼럼니스트는 영재오 더나방, 주말캠프, 밸런스워킹 선생님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하 매니저는 초창기 멤버인 2기 코칭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육아전문가 임서영 소장에게 7년 동안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육아 맘들을 코칭하고 있다. 또한 영재오의 모든 프로그램에 선생님으로 참가하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 배움을 엄마들에게 나누고 있다.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봤기에 더욱 강한 신념과 믿음, 책임감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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