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중학교 시절 발병한 원형탈모증에서 시작해 전신탈모증으로 증상이 심해지기까지, 10여 년간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풀어낸 탈모 에세이.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탈모증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개인의 사회심리적 변화를 세심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탈모증을 겪는 심리 변화를 그리기 위해, 저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그렸고 이를 ‘심리 픽션 에세이’라 이름 붙였다.

저서 <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동녘, 2020)>은 탈모를 아직도 웃음거리로 삼거나,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탈모증은 분명히 질병이며, 이 질병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탈모로 인한 내적 고충과 탈모를 질병으로 보지 않는 사회적 시선에 이중고를 겪어온 저자는 탈모에 관한 논문과 책, 기타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풀었다. 이 책은 탈모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치유를 통한 위로와 용기를, 비탈모인들에게는 탈모에 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책 속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탈모로 인한 안면 변형이 아니라, 탈모증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시대상이다. 질병이라기보다는 별것 아닌 미용 문제, 혹은 문제라고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며, 또 그런 사람들이 특별히 상식이나 교양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10대, 20대 젊은층을 넘어서서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정치인, 고위 공무원, 의료인) 사이에서도 탈모는 질병이 아닌 유머나 비하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한다.

또한 “흰 거품이 뒤섞인 머리카락들이 대야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어림잡아 백 올은 더 될 것 같았다. 충격적이었다. 난생 처음 맞닥뜨린 광경에 가슴 언저리에서 섬뜩한 기운을 느꼈고, 나는 시체처럼 늘어진 머리카락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하릴없이 머리카락만 바라보았다.”라고 한다.

저자 부운주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근무 중이며,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감명 깊게 읽었다. 소아청소년기에 탈모증이 발병했고 치료에 실패했지만, 가능성은 포기하지 않는다. 남성형탈모증이 아니라 원형탈모증을 투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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