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2020년 이른 봄부터 시작된 COVID-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악수’, ‘안아주기’가 힘들어진 요즘, 당신을 꼬옥 안아줄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들을 담은 반려동물 에세이 《빅허그》가 출간되었다. ‘잘 자라라’ ‘내 개’ ‘HUG‘ '너와 함께’ ‘새싹’ '단짝‘ 시리즈 등을 꾸준히 그려온 박형진 작가는 이 책을 “개 반 사람 반” 에세이라고 표현한다. 주요 등장 동물만 열 마리다. 동물들 이야기와 함께 사람 이야기, 식물 이야기, 일상에 관한 잔잔한 이야기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저서 <빅허그(더블엔, 2020)>은 작가의 첫 번째 ‘내 개’가 되어준 ‘소라’와 유기견에서 지금은 ‘내 개’가 된 ‘유시진’, (작가네 멍멍이들 이름은 대부분 드라마 주인공) 친정 부모님이 키우다 작가에게 오게 된 턱시도 고양이 ‘네루’, 아랫집에서 온 팬더, 꼬마와 업둥이 ‘똘똘이’까지 다견 가정이 된 현재의 생활을 덤덤하지만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다견을 돌보며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해결책이자, 작가의 작업시간 확보를 위해 구상한, 개들의 놀이공원 ‘개버랜드’가 있는가 하면 조만간 ‘냥이 월드’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작가는 다양한 채널과 책을 통해 반려동물 교육과 문제행동 개선에 관해 고민도 한다. 반려동물과 사는 일은 ‘실전’이기 때문이다.

《빅허그》는 반려동물, 가족, 환경, 작업 그리고 소소한 단상을 78개의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오랫동안 그려온 본인의 그림 81점을 함께 담은 책이다. 글을 읽으며 사람 사이는 물론 동물과의 만남과 헤어짐, 서로를 알아가며 관계를 맺는 방법에 관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과 생각을 느껴볼 수 있다.

화가 박형진의 친근한 그림들과 일상적인 문체들은 아이들에게 동물과 환경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제시하고, 어른들에게는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가족과 삶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직접 돌보는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멸종된 독도 강치, 최초의 우주 강아지 라이카에 대한 단상을 통해서 인간을 위해 혹은 인간에 의해 희생된 동물들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길 제안한다.

작가는 동물을 사지 말자거나 유기하지 말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이 겪은 일들을 덤덤히 서술하여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든다. 조용히 물 흐르는 듯한 ‘일상’을 써 내려가면서도 그 안의 톡톡 튀는 감성이 돋보인다. 때론 슬프다가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진지한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한다. 이렇듯, 평범하지만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는 ‘지금’을 소중히 여기라고 눈짓하는 듯하다. 지금, 안아줄 수 없다고 슬퍼하지 말고 다시 안아줄 그날을 고대하며 ‘미소’지어 보라고 조심스레 ‘위로’를 건네고 다 같이 ‘용기’를 가져보자고 응원한다.

저자 박형진(B.1971)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서양화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마을에서 멍멍이 야옹이를 돌보며 그림 그리고 글도 쓰고 있다. 시그림책 《너와 함께》를 그리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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