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국희경 블로그>

[한국강사신문 국희경 칼럼니스트] 나는 남편과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호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여유가 없었다. 시어머니가 밤까지 시호를 봐주시곤 하셨다. 어느 날, 시어머님이 집에 가시고 시호와 단둘이 남게 되었다. 지난번 임서영 소장님 강의에서 영상은 절대 보여주지 말라고 했기에 영상도 틀어줄 수 없었다. 갑자기 선물 받았던 ‘플래시카드’가 생각이 났다.

26일을 반복해서 돌려주면 한글을 뗀다고 하니, 플래시카드를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를 식탁 의자에 앉히고 나는 침대 위에 앉아서 플래시카드를 돌렸다. 시호가 처음에는 몸부림을 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플래시카드를 집중하며 보기 시작했다.

‘사과, 포도, 바나나, 배’ 플래시카드의 이미지를 보면서 사물 인지가 되는 듯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매일매일 플래시카드를 돌렸다. 그런데 26일이 되기도 전에 시호가 카드를 보면서 사물 이름을 말하기 시작했다. 정말 26일 만에 한글을 떼려나 보다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지? 플래시카드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26일을 돌렸으니 이번에는 뒷면 글자로 한번 해볼까?’ 글자를 보여주면서 플래시카드를 돌렸다. 교재와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고, 교재도 없었기 때문에 플래시카드만 반복해서 돌렸다.

“사과, 포도, 바나나, 배.”

시호가 플래시카드를 보고 말했다. 나는 ‘아이가 순서를 외운 걸까?’라는 생각에 카드를 섞어서 다시 돌렸다. 이번에도 역시 다 맞췄다. 깜짝 놀랐다. ‘어머! 이거 진짜 된다. 이거 뭐지? 진짜 신기하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달력을 봤더니 26일이 되었다. 이제는 방법을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소장님께 연락을 드리고 상담 일정을 잡았다.

그때는 지금처럼 ‘영재오 센터’가 없었기에 소장님이 집으로 방문해주셨다. 시호는 소장님 앞에서 플래시카드를 다 맞췄다. 대견했다. 소장님의 한글 떼기 다음 미션은 ‘낱글자’와 집안의 물건을 하나씩 알아가기였다.

플래시카드에서 앞 글자만 잘라내고, 잘라낸 앞 글자를 시호가 아는지 테스트했다. 집안 곳곳에는 포스트잇으로 의자, 책상, 침대, 텔레비전, 책 등 사물의 이름을 붙여놓고, 아이가 보고 따라 읽게 했다. 아이가 즐겁게 한글을 익혔다.

30개월 때 시호는 한글을 뗐다. 시호와 길을 걷다가 ‘꽃가게’를 발견하면 ‘꽃’이라고 읽었다. ‘병원’을 발견하면 ‘병원’이라고 읽게 되었다. 신기하기만 했다. 처음 보는 어른들도 시호가 글자를 읽는 것을 보고는 “아이가 몇 살인데 글자를 알아요? 영특하고 대단하네요.”라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참고자료: (주)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교육매니저의 『11명 영재맘의 육아 스토리: 행복한 영재를 키운(한국강사신문, 2020.05.29.)』

국희경 칼럼니스트는 영재오 ‘주말캠프’, ‘집중트레이닝반(단기간 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8년 전, 육아전문가인 임서영 소장의 강의를 처음 듣고 교육매니저 스타트 멤버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를 키우며 생긴 힘든 고민거리를 해결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 육아 노하우를 많은 육아 맘들과 소통하며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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