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초록은 힘이 세다. 하지만 고층빌딩과 아스팔트에 갇힌 현대의 도시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색깔은 바로 ‘초록’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든 짬을 내어 등산을 하고, 숲을 찾아가 삼림욕을 하고 다양한 반려식물을 찾고 작은 공간이라도 초록 식물을 들여놓으며 작은 행복에 젖는 등 초록을 가까이하려 한다.

저서 <식물처럼, 살다 (파피에, 2020)>는 이처럼 사람들이 초록을 탐하는 시대에 가슴속까지 상쾌해지는 초록을 듬뿍 선사하는, 이야기가 있는 식물 에세이 책이다. 20여 년 경력의 플로리스트이자 힐링 플랜테리어 전문가인 지은이는 초록과 식물, 식물과 인생의 함수관계에 대한 여유로운 통찰과 풍성한 이야기를 곁들여 식물과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조곤조곤 풀어놓는다. 페이지마다 시원하게 배치된 큼지막한 싱싱한 식물 사진들은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의 피로까지 말끔히 씻어준다. 지은이가 직접 그린 식물 수채화가 곁들여져 사진이 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시원함까지 제공한다.

식물을 기르다보면 사람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빨리 자라는 것, 천천히 자라는 것, 까다로운 것, 순하디 순한 것, 가지치기해야 하는 것,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은 것들이 있다. 물을 좋아하는 것, 물을 싫어하는 것, 햇빛을 좋아하는 것, 햇빛을 싫어하는 것들도 있다. 그리고 이 각각의 식물들의 비위를 잘 맞춰줘야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란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것이 ‘기꺼이 감수하는 즐거운 일’이라는 점에서, 자식 키우는 일과도 참 닮았다.

‘당신들은 세상의 꽃을 모두 꺾을 수 있다. 그러나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는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구처럼, 아무리 큰 절망 앞에서도 봄을 기다리는 희망은 있을 것이다. 치열하고 각박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녹색의 식물이 그런 희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녹색이 제공하는 놀라운 힐링의 힘, 식물을 키워드로 삼아 새롭게 돌아보는 삶과 역사의 풍경, 그리고 식물과 함께하는 사람들 이야기와 식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까지가 어우러져 있는 <식물처럼, 살다>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무 지치지 말라고, 잠시 쉬어가라고 일러주며 싱싱한 녹색 에너지를 전달하는 ‘비밀의 정원’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김해란은 힐링 플랜테리어 전문가. 독일 FDF플로리스트 마이스터, 미국 텍사스A&M주립대 벤즈 스쿨 플로리스트이다. 전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WFC(WORLD FLOWER COUNCIL)에 한국 대표 작가로 참가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 금바다꽃예술중앙회〉 회장과 〈독일 플로리스트K&G 아카데미〉 광주 지부장을 맡고 있다.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과 광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지은 책으로 <독일 플로리스트 교과서>, <금바다꽃예술 창립작품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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