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COFFEE(커피), COKE(콜라), CHOCOLATE(초콜릿), CARAMEL(캐러멜), COCOA(코코아)는 음식이 아니다. 피부색을 재치 있게 표현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들도 피부색을 일상에서 표현하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BLACK(검은색)이란 단어로 그들의 피부색을 단정짓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미술 시간에 사용했던 ‘살색’ 크레파스가 익숙한 나로서는 BLACK(검은색)의 다채로움이 꽤 충격적이었다. 그렇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피부색은 다양하다.

아프리카는 추웠다. 아프리카에서 내가 제일 먼저 구매한 것은 선풍기, 에어컨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전기히터였다. 따뜻한 차와 두꺼운 옷으로는 버티기 힘든 차가운 공기였다. 아프리카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시베리아 같은 영하의 날씨는 물론 아니다. 내가 추위를 잘 탄다거나 혹은 겨울이 태생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와도 엄연히 달랐다.

내가 살던 지역은 해발 고도 1,100M에 위치해 있다. 첫 파견지 학교로 배정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전기히터를 구매했다. 비가 오는 우기 시즌에 해가 지면 온도는 더 빨리 떨어졌다. 식어 버린 양은 냄비처럼 차가워진 밤을 전기장판으로 버텼고, 1년 중 무려 10개월이나 전기장판을 사용했다. 또 겨울철 시즌이 되면 아이들은 두꺼운 장갑을 꼈고, 점퍼를 입었으며 방한용 귀마개까지 했다. 그렇다. 아프리카의 겨울은 춥다.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과 무지로 엉켜 있던 나는 피부색과 추위를 마주 하면서 멈추어 섰다. 실재를 직면한 순간이었다.그렇다면 왜 아프리카는 뜨거운 대륙이 되었을까? 그 뒤로 나는 그동안 가졌던 아프리카에 대한 프레임을 과감히 던져 버려야 했다. 나의 시선 안에 머무는 아프리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먼저 필요했다. 그 힘을 기르기 위해 나는 시선을 옮겨야 했다. 아프리카에서 나는 과연 무엇을 볼 것인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우고, 기회가 흐르는 이 땅에서 내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나에게 던져진 매우 중요한 질문이었다.

<팡팡 아프리카(다돌출판사, 2020)>의 저자 황호연은 과학교육(생명과학)을 전공하고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다.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 '개발도상국 기초교육 향상 지원사업' 파견으로 남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에서 3년, 동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1년 동안 근무하였다. 국립국제교육원 파견교사 사전연수, 대학교 교육봉사단 사전교육을 진행하였고, 교육 NGO 호이(HoE)의 CEED 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청소년을 연결하는 교육프로그램 AfriKo 프로젝트를 개발 및 연구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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