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유네스코는 동아시아에서 백제의 문화 교류와 독창적 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우리 정부도 ‘백제왕도 핵심유적 복원 사업’을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한류의 시원이었던 백제 문화를 인류가 공유해야 할 세계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백제의 문화유산은 세계가 인정하고 국가가 주목하는 중요한 문화 자산이지만 사료의 부족으로 깊이 연구되지 못했다. 남아 있는 유적과 유물도 파편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흔적만 남은 백제의 문화유산 속에서 어떻게 우리는 찬란한 문화의 백제를 만날 수 있을까?

저서 <내가 사랑한 백제 (다산초당, 2020)>의 저자 이병호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은 “역사의 현장에 서 있으면서도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상상해야만 하는 현실이 백제의 유적과 유물이 가진 현주소”라고 말하며 정치사나 제도사 중심의 역사에서 탈피하여 실재하는 유물들을 가지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백제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실제로 저자는 20여 년 동안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면서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유물들을 연구하고 분석함으로써 베일에 싸여 있던 백제사의 비밀들을 밝혀왔다.

사료 중심으로 연구된 백제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물을 발굴하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며 그 안에 숨겨진 역사를 밝혀낸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전개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어렴풋이 안다고 생각했으나 제대로 알지 못했던 백제의 역사와 문화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는 백제의 후손이라 믿었던 어린 시절의 믿음으로 백제를 공부하게 되었다가 진정으로 백제를 사랑하게 된 이병호 관장이 시골 소년에서 국립박물관장이 되기까지 열정 가득한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그 과정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큐레이터의 생활과 박물관의 뒷이야기, 역사학자들의 연구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다.

문헌사학자이면서도 고고학, 미술사, 건축사를 넘나들며 다각적으로 유물을 연구하는 이병호 관장은 “고대 사원이나 도성은 오늘날 우리가 분류하는 기준과 상관없이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가지 소재들이 공존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점차 세분화되는 연구 속에서도 거시적 관점의 조망과 역사적 맥락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백제의 유물과 유적에 대한 명쾌한 설명으로 가득한 『내가 사랑한 백제』는 찬란한 문화의 고대 왕국 백제를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낼 뿐만 아니라 잠들어 있던 백제를 깨워 독자들에게 살아 숨 쉬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로 보여 줄 것이다.

저자 이병호는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순천고와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국립박물관에 입사해 중앙박물관과 부여박물관 등에서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관으로 근무했고, 일본 나라현립 가시하라고고학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지냈다.

국립박물관 큐레이터로서 ‘특별전 백제’, ‘백제의 공방’ 등 다수의 전시 업무와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개관, <한국 박물관 100년사> 편찬 사업,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 정리 사업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으로 새로 건립하는 국립익산박물관(가칭)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물관의 수장고를 발굴하여 소장품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시와 교육을 활성화시키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 공익재단법인 교통연구협회가 수여하는 스미다 옛 기와 고고학 연구상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상했고, <백제 정림사식 가람배치의 전개와 일본의 초기 사원>으로 국립중앙박물관회 주최 학술상 시상에서 금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된 <백제 불교 사원의 성립과 전개>, <미술 시간에 한국사 공부하기>(공저)와 일본에서 출간된 <백제 사원의 전개와 고대 일본> 등이 있으며 <정창원문서 입문>, <아스카의 목간>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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