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일탈 정답은 많다> 안병민 지음 | 책비

[한국강사신문 오명호 기자] 여기 한 회사가 있다. 팀장, 임원, 대표이사를 직원들이 투표로 뽑는다. 채용 면접은 임원이 아닌 함께 일할 동료가 본다. 독특함을 넘어 이상한 회사다. 급여 체계는 더 가관이다. 팀마다 일정 금액을 회사에 세금으로 내면 나머지는 모두 팀원들 몫이다. 언뜻 들어선 제대로 운영이 될까 싶다. 하지만 걱정하긴 이르다. 여행업계에 새로운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킨 ‘여행박사’ 이야기다.

신간 <경영일탈 정답은 많다> (책비, 2016)는 여행박사를 해부하듯 파헤친 책이다. 이른바 ‘강소기업 여행박사 경영크로키’다. 여행박사의 경영방식과 창업주 신창연 대표의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마케팅 전문가이자 경영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다년간 직접 보고 들은 여행박사 이야기를 제삼자의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신창연 창업주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짚어본다. 저자는 “명장 밑에 약졸 없다”면서 여행박사의 ‘다름’은 전적으로 신대표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그의 남다른 리더십을 살펴본다. 2부는 여행박사의 비즈니스 전략이다. 어떻게 고객과 소통하며, 어떻게 시장을 만들어내었는지 여행박사만의 독특한 차별화 전략을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신창연 대표는 ‘돈 버는 능력’이 타고난 사람이다. 한 예로 여행사 근무 시절 그는 고객의 입장이 되어 직접 배를 타고 수십 차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들을 발굴하고 개발했다. 그렇게 모은 정보들을 책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는 것. 이에 대해 저자는 신대표가 타고난 마케터라고 말한다. 저자의 해석은 이렇다.

“마케팅은 단순히 고객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해주는 일이다. 그는 고객이 불안해하는 포장마차에서의 위생 문제를 청소뿐만이 아닌 밀가루와 콜라, 소주를 이용해 해결했고, 효과적인 광고 채널을 찾던 일본의 관광명소와 관광청에겐 최적의 매체를 만들어주었다.” 34쪽

이처럼 책은 여행박사에서 벌어진 실제 사례를 전문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책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직원들의 인터뷰를 직접 담고 있다는 점이다. 신창연 창업주가 한 얘기는 물론 전 현직 직원들과 직접 나눈 대화를 가감 없이 소개한다. 여행박사에 대해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담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를테면 오사카팀 김영빈 사원에게 여행박사는 이런 의미다.

“월급쟁이 생활만 열심히 하다 가렵니다,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중엔 저도 이런 여행사의 CEO가 되는 게 꿈입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지금 회사, 여기 여행박사의 이 자유로운 문화, 이걸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정말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 195쪽

책은 직원과 CEO가 행복하고 고객도 행복한 회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고민이자 분석이다. 다른 회사보다 ‘나은’ 회사가 아니라 뭔가 ‘다른’ 회사에 대한 이야기다. 매출보다 재미, 관리보다 방임, 돈보다 사람을 중요시한 회사에 대한 이야기다. 모두가 바라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꿈의 기업’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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