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백정미 칼럼니스트] 민효 22개월 어느 날, 늘 그랬듯이 밤새도록 인터넷에서 검색했던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유모차를 끌고 마트에 음식 재료를 사러 갔다. 영계 닭, 구기자, 대추 등을 사서 정성껏 육수를 내고 맛있게 이유식을 만들어서 민효에게 한 모금을 먹이려고 숟가락을 가져갔다.

그런데 민효가 입을 굳게 닫고 고개를 옆으로 탁 돌렸다. 순간, 어제 저녁 다퉜던 남편의 얼굴과 오버랩이 되면서 세상이 나를 거절하는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다. 정성 들여 이유식을 만들고 아이에게 먹이는 것에만 온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나는, 남편도 ‘아이 돌보느라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 없고, 아이까지 이유식을 먹지 않고 고개를 돌리니,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들고 있던 밥숟가락을 베란다에 있는 힘껏 던지고, 큰 소리로 아이에게 “먹어!”라고 소리쳤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민효는 더욱 악을 쓰고 울기 시작했다. 그때 번뜩 임서영 소장님이 말씀하셨던 ‘괴팍해집니다’의 뜻이 깨달아졌다.

‘이렇게 괴팍해진 엄마와 24시간을 함께 있으니, 아이가 괴팍해지는 거였구나. 그 사람 말이 맞았네!’ 문제점이 ‘나’라는 것을 알고 나서 소장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간절했다.

당시 소장님은 모 유아 잡지의 ‘육아 상담코너’ 고문(顧問)을 맡고 계셨다. 6명의 엄마를 육아 상담 해야 하는데, 인터뷰 대상자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는 소장님을 너무 만나고 싶어서 ‘우리 집에서 6명의 엄마를 모으겠다’고 말씀드렸다. 인터뷰 일정이 잡혔고, 당일 취재 기자들과 엄마들이 모두 우리 집에 모였다.

그런데 그날도 민효가 너무 많이 울어서, 나는 소장님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민효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왔다. 민효가 진정이 돼서 집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소장님이 나오시더니 주차장으로 가셨다.

“지금 가시는 거예요? 저는 이야기 하나도 못 들었는데.” 그랬더니 소장님이 나의 어깨를 치

시면서 “이 엄마는 참는 엄마, 민효는 뱃속에서부터 참는 걸 배워 나온 아이야.”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참는 엄마라는 걸 어떻게 아셨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는 어른이니까 참을 수 있어. 그런데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민효가 왜 벌써부터 참아야해?’라는 생각에 며칠 동안 계속 눈물이 났다.

♤ 백정미의 육아팁: 유아기에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아이가 혼자 먹도록 하면 좋다. 숟가락을 놓치고 제대로 못 먹더라도 그것 또한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특히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영상을 보여주면 안 된다. 영상 보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

※ 참고자료: (주)임서영 영재교육연구소 교육매니저의 『11명 영재맘의 육아 스토리: 행복한 영재를 키운(한국강사신문, 2020.05.29.)』

백정미 칼럼니스트는 영재오 교육매니저 첫 번째 멤버이자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8년 전,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육아전문가 임서영 소장을 처음 만났다. 8년 전, 자신이 아이를 키울 때 했었던 고민을 지금의 초보 엄마들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엄마들의 ‘육아멘토’가 되어 자신의 경험과 육아 노하우를 아낌없이 엄마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블로그 <나는 민효맘이다>에 민효의 육아일기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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