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대학교 시절 미팅이나 소개팅을 나가면 말주변이 없어 상대방에게 의례적으로 “취미는 뭐예요?”라는 썰렁한 질문으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가장 흔했던 답변은 ‘독서’, ‘영화’, ‘음악 감상’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나도 상대가 취미를 물으면 음악을 좋아한다고 대답했고, 공감대가 발견되면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남에 임했다.

음악은 인간이 평생의 동반자로 삼을 수 있는 최고의 친구다. 내 곁에서 함께 즐거움을 나누면서 기쁨을 증폭시키고, 때로는 슬픈 마음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인간도 작은 단위까지 내려가면 파동으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한다. 음악이 발산하는 음파는 나의 파동과 만나 감정의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좋은 음악은 든든한 동맹군이 될 수 있고 불협화음은 고통을 배가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음악은 또한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문학의 한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저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마름돌, 2020)>에서는 유럽의 오래된 전통 포크 음악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포크folk’라는 단어는 ‘보통 사람’, ‘서민’, ‘일반인’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유튜브,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노래를 통해 자기를 표현했다. 글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도 노래는 할 수 있다. 서민의 노래에는 검열도, 금기도 없다. 누군가의 강요로 기획된 것도 아니고, 수익 창출을 위해 예쁘게 포장된 것도 아니다.

그들의 솔직담백한 심경과 경험을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담은 전통 민요에는 사랑, 그리움, 의리, 낭만, 자유, 소망뿐 아니라, 성, 불륜, 패륜, 배신, 폭력, 심지어 근친상간과 살인처럼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등장한다. 노래로 만들어져 수백 년 동안 구전되어 내려올 만큼 임팩트가 강한 스토리들이라 할 수 있다.

희로애락. 기뻐하고, 노여워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것. 길흉화복. 길함과 흉함, 재앙과 복. 인간에게 주어진 큰 축복 중 하나는 이렇게 다양한 일을 체험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성장을 목적으로 태어났고, 성장은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빛으로만 가득한 세상에서는 빛이 무엇인지, 빛이 왜 소중한지도 알 수 없다. 어둠이라는 개념이 있어야만 빛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쁨과 즐거움만 존재하는 낙원에서는 기쁨이 무엇인지,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노여움과 슬픔이라는 반대 개념이 있어야 기쁨과 즐거움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 윤민은 17년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2013년에 윤앤리 퍼블리싱 출판사를 차렸다. 출판업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4년 넘게 우왕좌왕하였으나 현재까지 포기하지 않은 상태이며, 2017년부터는 ‘마름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마름돌을 꾸준히 다듬고 연마하여 널리 쓰일 수 있는 매끈매끈한 마름돌을 탄생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이름이다.

번역서로는 <내 인생이잖아>, <파워 오브 러브>, <돌아보고 발견하고 성장한다>, <별자리 심리학>, <동화 속의 심리학>, <혼점>, <음악의 심리학>, <생각이 만든 감옥>, <절망 속에서 태어나는 용기>, <환생, 카르마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 <나는 다시 태어나기로 했다>. 저서는 <태양 아래 새로운 명언은 있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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