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는 물리학과 김재훈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박제근 前부연구단장,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정현식 교수(서강대학교 물리학과), 손영우 교수(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등과 함께 수행한 연구를 통해 자성을 띤 2차원 물질에서 독특한 신호를 발견하고, 이 신호가 전자 1개가 여러 원자에 나뉘어 존재하는 양자다체상태의 새로운 엑시톤임을 밝혀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엑시톤은 자유전자와 양공(전자가 빠져나간 빈자리)으로 이루어진 입자로, 광자를 방출하는 양자상태이기 때문에 양자광원(양자상태에 따라 빛(광자)을 내보내는 광원)이 필요한 양자정보통신에 중요한 열쇠로 거론된다.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엑시톤은 삶과 죽음이 중첩되어 존재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전자 1개가 여러 원자에 나누어 존재하는 형태이다. 이 엑시톤은 이론적으로 예측된 적이 없는 새로운 양자현상이다. 여기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을 빗댄 사고실험을 말한다. 상자 속 고양이가 옆에 있는 방사성 물질 때문에 죽을 확률이 50%라고 할 때, 상자를 열어 관측하기 전까지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가 중첩돼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7월 21일 0시(한국시간) 온라인 판으로 먼저 게재되었다. (인쇄본은 7월 30일 출판 예정.)

연구진은 2차원 자성물질(삼황화린니켈, 이하 NiPS3)에서 결맞음성(coherence, 파장 여러 개의 주파수와 파형이 일치함을 이른다. 파장이 다양한 자연광보다 단일한 파장을 갖는 레이저가 결맞음성이 높다.)이 매우 강한 엑시톤 신호를 서로 다른 세 가지 실험으로 확인하고 이 신호 데이터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여 이번에 발견한 엑시톤이 양자다체상태임을 규명하였다.

평면 형태의 2차원 물질은 1차원이나 3차원에서 나타나지 않는 전자 상호작용으로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NiPS3는 자성을 가지면서 얇은 2차원 층으로 분리되는 반데르발스 물질(층 사이가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불리는 약한 전기적 인력으로 묶여 있어, 얇은 원자층으로 분리할 수 있는 물질) 중 하나다.

연구진은 물질에 흡수된 뒤 다시 방출되는 빛을 측정하는 광방출 실험을 통해 2차원 NiPS3에서 결맞음이 강한 빛 신호를 발견했다. 이후 광흡수 실험을 통해 이 신호가 단순히 불순물이나 구조적 결함 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물질의 고유한 전자구조를 반영함을 확인하였고, 빛의 운동량과 에너지 분산관계를 측정하는 공명 비탄성 X선 산란실험도 수행한 후, 고체 내 다른 원자들과의 상호작용을 완벽하게 고려한 양자역학적 이론인 다체 이론으로 방대한 계산까지 수행하여, 이 엑시톤 데이터를 양자다체상태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양자 다체 자성 엑시톤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양자상태로서, 2차원 물질 양자현상 연구에 기여해 양자정보기술 혁명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2차원 물질은 그래핀처럼 층을 쌓아 조립할 수 있어 응용성이 크다. 또 엑시톤에서 발생하는 빛은 양자상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양자정보통신으로 확장될 수 있는데, 이 때 엑시톤이 갖는 양자상태를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엑시톤은 에너지 폭이 매우 좁은, 결맞음성이 높은 신호를 보이는데 초전도체, 초유체 등 특이한 물리 현상들도 결맞음성과 관련이 있다. 박제근 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前부연구단장은 “2차원 물질에서는 특이 양자상태가 매우 드물다”며 “우리 연구진이 개척해서 중요한 연구 분야로 자리매김한 자성 반데르발스 물질 분야에서 또다시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내서 이 분야를 주도했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김재훈 교수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김종현 박사과정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심경익 박사 <사진 출처=연세대학교>

이 연구는 교신저자로 박제근 IBS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前부연구단장(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공동 교신저자로 김재훈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정현식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그리고 손영우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가 협력 연구한 결과이며, 연세대 김재훈 교수 연구팀에서는 연세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심경익 성균관대학교 IBS 박사후연구원과 연세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김종현 연구원이 논문저술에 참여하였다. 한편 공동 교신저자인 김재훈 교수와 손영우 교수, 정현식 교수는 모두 연세대학교 반데르발스 물질연구센터(센터장 임성일 물리학과 교수) 소속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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