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수인 기자] “우리 국어사전이 너무 형편없다는 생각에 국어사전의 부실함을 비판하는 책도 두어 권 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못 기술된 국어사전의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메모를 해놓고 있었는데, 문득 술에 대한 낱말을 집중적으로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국어사전 애용자이자 술꾼이 해야 할 도리일지도 모르겠다는, 다소 엉뚱한 접근법이었다. 그 결과를 이렇게 책으로 묶는 데까지 왔다. 국어사전에서 술과 관련된 낱말을 찾고, 그 말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모았다. 예상했던 대로 국어사전에 실린 술과 관련된 낱말에서도 숱한 오류들이 발견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술에 관한 책이자 내가 그동안 해왔던, 국어사전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인류가 술을 발명하고 마시기 시작한 역사가 오랜 만큼 술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그러니 이 책에 술의 모든 세계가 담겼다고는 말할 수 없다. 더구나 국어사전에서 캐낸 낱말을 중심으로 훑어 내려갔기에 아주 일부의 세계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독자들에게 술의 세계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나름대로는 열심히 전하려고 했다. 아울러 국어사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려고 했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는 무모함이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저서 <국어사전에서 캐낸 술 이야기(달아실, 2020)>의 모든 내용은 저자 박일환이 국어사전을 이 잡듯이 뒤지고 찾아낸 것들이다. 이 책은 미처 우리가 모르고 있던 다양한 술꾼과 술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가령,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계영배’부터 술꾼들이 먹는 진기한 죽, 후래삼배를 비롯한 천태만상의 술자리 방식 등 미처 모르고 있거나 관습적으로 따라했지만 그 연유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술에 관한 모든 것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밝혀주고 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어떤 술자리에서도 술에 관한 다양한 설을 풀 수 있을 테니, 술을 사랑하는 애주가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물론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술과 인류가 어떻게 함께해왔는지 궁금하거나, 국어사전에 얼마나 많은 술 얘기가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면 또한 일독을 권한다.

저자 박일환은 시인으로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는 싸움>, <덮지 못한 출석부>, <등 뒤의 시간>과 청소년시집으로 <학교는 입이 크다>, <만렙을 찍을 때까지>를 비롯해 <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국어사전 혼내는 책>, <빼앗긴 노동, 빼앗길 수 없는 희망>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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