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겸의 공연과 연기

<사진출처=밀양공연예술축제 홈페이지>

[한국강사신문 이도겸 기자]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 ‘갈매기’에서 뜨레쁠레프**는 연극의 새로운 형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도전한다. 그리고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들은 그르다”고 말하는 예술의 권위자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뜨레쁠레프의 꿈은 새로운 형식을 꿈꾸었던 안톤 체홉의 고민을 투영한 것이다. 그 고민 끝에 연극사에 길이 남을 사실주의 희곡을 남겼다. 

젊은 연극인들은 뜨레쁠레프가 꾸던 꿈을 함께 꾸어야 한다. 선배들의 연극을 보고 자라지만 그 양식을 답습하지만 말고 새로운 형식에 대해서 실험하고 도전해야 한다. 이번 밀양공연예술축제는 선배들의 농익은 공연과 젊은 연극인들의 참신한 공연이 한 자리에 모인다. 

현재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가는 고선웅, 박근형, 임도완 연출의 공연이 펼쳐진다. 고선웅 연출은 지난 해 한국연극 베스트에 뽑힌 ‘낙타상자’를 선보인다. 밀양공연예술추진위원회에서 올해의 연극인으로 선정된 박근형 연출은 이번 공연제에서 세 작품을 들고 와 작품의 진수를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극단인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임도완 연출은 ‘한 여름밤의 꿈’을 선보인다. 

<사진출처=밀양공연예술축제 홈페이지>

이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연출가전’은 공모를 통해 뽑힌 신진 연출가들이 자신들만의 연출력을 시도하는 자리다. ‘예쁘게 봐주세요-서동요’(연출 이승우), ‘파수꾼’(연출 윤종수), ‘세탁소에는 붕어빵이 있다’(연출 장종도), ‘당신이 무슨 색을 좋아했더라’(연출 정준영), ‘변신: 호모 그레고리아’(연출 안민열), ‘바다에 꽃이 피다’(연출 황민형), ‘간: 당신의 상처를 사겠습니다’(연출 김하영), ‘언필과 지우개’(연출 윤광희), ‘에라, 모르겠다’(연출 최재성),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란색들’(연출 정성민)가 공연된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공연들이다. 이들도 거장들의 공연들에서 보고 배우고 실력을 키워간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연출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차세대 연극인들은 어떤 관점으로 연극을 바라보는지도 좋은 관람포인트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밀양공연예술축제 홈페이지>

이어 대학연극인들의 경연무대인 ‘대학극전’에는 이제 막 연극에 입문한 연극영화과 대학생들의 무대다. 본선에 올라온 6개 대학팀의 공연으로는 ‘응급환자’(단국대학교), ‘돌연변이’(극동대학교), ‘록키 호러쇼’(청운대학교), ‘축하케이크’(경성대학교), ‘DRIVING LOG’(서울예술대학교), ‘광인들의 축제’(동양대학교)가 공연된다. 물론 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의 지도 아래 공연 연습이 진행된다. 완전히 대학생들의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만의 참신함이 곳곳에 묻어있을 것이다. 이 다음 차세대 연극인이 될 대학연극인들은 자신들의 공연뿐만 아니라 선배들의 공연에서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 

어려운 학문적 지식을 적용할 필요없다. 자신의 눈높이에서 충실히 느끼고 보면 된다. 그 공연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는가가 중요하다.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동과 연극적인 요소들은 선배들의 고민의 흔적이다. 그 고민을 이어 받아 앞으로의 관객들에게 본인이 느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젊은 연극들의 몫이다. 

<사진출처=밀양공연예술축제 홈페이지>

밀양공연예술축제처럼 여러 세대들이 참가하는 예술제가 많지 않다. 세대가 융합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배움의 장이 될 것이다. 

밀양공연예술축제는 밀양아리나, 밀양아리랑센터에서 오는 8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펼쳐진다. 

[공연예술 해석 키워드]

*안톤 체홉은 러시아의 소설가 겸 극작가이다. 인간생활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등장인물의 행위와 사고를 보다 넓은 시야에서 밝히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갈매기>, <바냐아저씨>, <벚꽃동산>, <세자매>등 유명한 희곡을 남겼다. 그의 희곡은 오늘날까지 수많은 나라에서 공연되고 있다. 사실주의 연기 이론을 정립한 러시아의 연출가이자 배우인 스타니슬랍스키가 안톤 체홉의 희곡으로 그의 연기 이론을 실험하였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뜨레쁠레프는 안톤 체홉의 희곡 ‘갈매기’에 나오는 역할이다. 극 중에서 연출을 꿈꾸는 젊은 연극인이다. 새로운 형식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며 고민하고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시도하는 장면이 ‘갈매기’의 1막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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