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오늘 4일(목)은 ‘유두절’이다. 유두(流頭)란 음력 유월 보름날로 소두(梳頭), 수두(水頭)라고도 한다. 소두란 머리를 감는다는 의미이며, 수두란 물마리(마리는 머리의 옛말), 곧 물맞이라는 뜻인데, 이는 모두 유두날의 행사와 관련이 있다.

복중(伏中)에 들어 있으며 유둣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은 일가친지들이 맑은 시내나 산간폭포에 가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은 뒤, 가지고 간 음식을 먹으면서 서늘하게 하루를 지낸다. 이것을 유두잔치라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에 질병을 물리치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두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약자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는 뜻이다. 동류수를 선택하는 까닭은 동방이 청(靑)을 상징하며, 양기가 왕성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두라는 글자가 신라 때의 이두(吏讀)식 표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유두에는 동류수에 머리를 감고 궂은일을 털어버리는 불제(祓除)를 지내고, 음식을 차려먹으며 놀이를 했던 날로 전해 온다. 이날 약수를 찾아가서 머리를 감으면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산이나 계곡을 찾아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밑에서 물맞이를 한다. 약수터에서 노구메를 드리는 일도 많았다. 노구는 놋쇠로 만든 작은 솥, 메는 밥을 의미하므로 노구메 드린다는 것은 노구솥에 밥을 지어 올리며 기원한다는 뜻이다.

유두날 가정에 따라 유두천신을 한다. 천신이란 계절에 따라 새로 나는 각종 음식물을 먼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말한다. 유두 무렵에는 참외, 수박 같은 과일이 나기 시작하므로 햇과일과 함께 밭작물인 밀로 만든 국수, 또는 밀전병을 조상에게 제물로 올려 유두제사를 지낸다.

이날 조상뿐만 아니라 논과 밭에서 용신제(龍神祭) 또는 밭제를 지낸다. 이는 풍농을 위한 농신제로서 유두에 지낸다고 하여 유두제라고도 한다. 고사 때에는 제물로 으레 팥시루떡을 찌지만, 밭제를 지낼 때에는 밭작물의 수확을 기념하며 각별히 팥죽을 쑤는 집안도 있다.

전북에서는 찰떡을 논둑 밑이나 물꼬에 한 덩이씩 놓고 물이 새지 않고 농사가 잘 되기를 농신(農神)에게 빈다. 찰떡 대신 밀떡이나 송편을 해서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 떡들을 논둑에 두거나 혹은 나무에 떡을 꽂았다가 논둑에 둔다. 고사를 마치면 동네 아이들이 급히 떡을 먹는데, 이 떡을 유두알이라고 한다.

경북 지역에서는 농신제를 용지[龍祭, 용왕제]라 일컫는다. 용지 때에는 차노치(찹쌀노티)를 굽고 시루떡을 기름에 부치며, 호박전과 같이 전 종류의 음식을 차린다. 용지의 제물에는 기름이 들어가야 좋다고 여기는데, 이것은 기름냄새가 해충을 쫓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 지역에서는 유두날 아침에 국수를 수박 밭고랑에 뿌린다. 이는 수박줄기가 국수처럼 쭉쭉 뻗어 나가라는 의미이다. 또 수제비를 참외밭에 뿌려 둔다. 이 역시 수제비 같은 참외가 주렁주렁 열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 고사를 지낸 뒤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안동 송천동의 경우 부부가 함께 논에 가서 논머리에 차노치, 시루떡, 호박전 같은 제물을 차려놓은 뒤 부인이 “논에 나락을 심어 놓았으니 올 농사도 잘되게 해주세요.”라고 용왕님에게 빈다. 이렇게 치성을 드린 뒤 대주(大主)가 제물을 조금씩 떼어 논에 던진다.

※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세시풍속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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