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40대부터 뇌 관리 시작하기, 몸과 머리를 5대 5로 쓰자!”

이 책 『나는 당신이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비타북스, 2020)』는 저자(박주홍, 한의학박사·의학박사·보건학석사)가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배우고, 끊임없이 연구·개발한 20여 년의 치매 결과 보고서다.

‘뇌세포는 한 번 망가지면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던 과학계의 통념이 1999년 한 연구 결과로 무너졌다. 뇌과학자들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학습 및 자극에 의해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겨났다. 또한 노화로 인해 뇌세포가 사멸됐어도 다른 뇌세포가 대신 기능을 수행하는 시냅스(정보 전달 결합) 강화 현상 즉, 뇌의 가소성에 관한 연구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로써 인간의 학습 능력과 기억력은 두뇌 활성화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 몸 나이와 달리 노화를 늦출 수 있음이 밝혀졌다.

뇌의 가소성에 관한 연구는 치매를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들, 이미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치매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생활 습관 교정, 두뇌 활용도를 높이는 트레이닝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는 환자들을 자주 목격해왔다.

명실공이 대한민국 치매 주치의로 손꼽히는 박주홍 박사 역시 치매는 생활 습관 병이라고 말한다. 40대부터 몸과 마음, 뇌의 선순환을 가져오는 방법으로 뇌를 관리하면 치매라는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은퇴 이후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노인들을 종종 만나온 박주홍 박사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맑은 기억력으로 천수를 누리는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 앞쪽 뇌, 뒤쪽 뇌, 좌뇌, 우뇌를 골고루 활성화시킬 두뇌 트레이닝과 생활 습관 교정은 1차적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몸과 뇌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자가 치유 능력이 향상돼 뇌세포를 공격하는 요소에 대응할 힘이 생긴다. 약한 뇌 부위를 단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운동과 지압, 명상, 좋은 생활 습관 등을 알게 됐다면 이제 실천만 남는다. 오늘부터 당장 치매 예방 1일 루틴을 시작해보자.

△ 치매 치료의 핵심, 자가 치유 능력

치매는 의학적인 치료만으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꾸준히 약을 먹어도 누군가는 급속도로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어떤 이는 몇 년이 지나도 치매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상적인 건망증이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로 이어지기까지의 기간이 사람마다 다른 셈이다. 실제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정도의 인지 상태는 20여 년 혹은 그 이상까지도 유지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치료는 결국 자가 훈련으로 뇌의 퇴화를 늦추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개개인의 자가 치유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치매 예방 및 치료 방법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몸과 마음, 뇌를 같이 돌보며 두뇌 활용도를 높일 일체의 활동을 병행한다.

매일 아침 차를 마시고 점심에는 머리를 지압하고 오후에는 운동을 하고 저녁에는 명상을 하는 일련의 과정(치매 예방 1일 루틴)은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체질 개선, 해독, 자가 치유 능력 향상을 다 가져온다.

△ 약한 뇌 부위별로 자극하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종류에 따라 뇌의 손상된 영역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기억력 저하가 치매 환자의 공통적인 증상인 만큼 전두엽과 전전두엽(앞쪽 뇌)의 손상은 누구나에게서 발견되지만, 일생을 좌뇌형(논리와 사고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경우)으로 살았는지 우뇌형(감정에 충실한 예술가형)으로 살았는지에 따라 위축, 손상 부위가 달라진다. 또한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성인병이나 퇴행성 질환 여부 등이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 해마 중 특정 부위의 기능을 현저히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평소 약했거나 순환이 떨어진 영역을 자극해 전체 뇌가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먼저 전체 뇌 기능을 강화한 뒤 약한 영역(앞쪽 뇌, 뒤쪽 뇌, 좌뇌, 우뇌)을 단련할 수 있는 다양한 뇌 훈련법(운동 및 활동)을 소개한다.

뇌 훈련이라고 하면 보통 순발력 있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퀴즈 같은 활동을 떠올리는데, 그런 선입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 몸을 쓰는 근력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도, 차분히 앉아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이나 명상도, 맛집 탐방을 위해 계획표를 짜는 것도, 외국어나 미술 등을 새롭게 배우는 시간도 모두 뇌 훈련이 될 수 있다.

△ 나쁜 생활 습관을 좋은 생활 습관으로

기억력을 지키려면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억력 및 인지 저하는 기본적인 건강 상식만 잘 지켜도 개선의 여지를 보인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을 비롯한 국제 뇌과학, 뇌의학 분야의 석학들과 20여 년간 학문적으로 교류하며 과학적 치매 예방 및 치료법을 연구·검증해왔다. 동서양 의학이 머리를 맞대고 체계를 세운 결과물이 이 책 한 권에 담긴 것이다.

뇌를 부위별로 강화하는 운동 외에도 치명적인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가령 흡연으로 인한 도파민의 부정적 의존성을 긍정적 의존성으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고, 가벼운 스트레칭(5분) + 고강도 근육 강화 운동(20분) + 저ㆍ중강도 유산소 운동(50~60분) + 마무리 스트레칭(5분) 순으로 진행되는 운동 루틴을 강조한다.

또한 장기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의 위축을 줄이기 위한 메모 습관을 어떻게 습관화할 수 있는지 제시하는 식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 싶다면 이 책 『나는 당신이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를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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