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창의적인 사람들은 세상을 아주 넓게 바라볼 줄 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다 관찰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머리 속에 입력하는 습관이 있다. 관찰을 위해 이들이 활용하는 도구는 카메라, 그리고 필기도구이다. 쓰는 게 귀찮다면 휴대용 녹음기도 좋다. 내가 어딜 갔는지,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그들과 어떤 얘기를 했으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기록한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소한 일을 감지해 그것을 다른 시각으로 해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플로그(Frog)의 얀 칩체이스는 “하기(doing)와 하지 않기(don'ting)”를 봐야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활동을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하기(doing)와 하지 않기(don'ting) 사이의 전환점을 한계치(threshold)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한계치를 탐구하면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층 사람들은 저렴한 물건을 선호한다. 어쩜 당연한 말일 것이다. 그런데 무턱대고 저렴한 물건을 공급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바로 인도에서 저소득층을 상대로 만들어진 2,900달러짜리 자동차 “타타나노(Tata Nano)"다. 왜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일까? 이 저렴한 자동차는 2010년 12월 뉴욕타임스를 통해 ”누구도 사고 싶어하지 않는 국민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나노(Nano)’는 타타 모터스가 2009년 인도에서 내놓은 초 저가형 자동차 모델이다. 출시의 배경은 이렇다. 인도의 주 교통수단은 자전거, 오토바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족 3-4명이 하나의 오토바이에 의지하며 다녔고, 사고도 잦아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타타 회장은 저소득층 국민들에게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저가형 자동차를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출시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저렴하니까 저소득층 중심으로 차를 구입할 것이다. 라는 이분법적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타타나노(Tata Nano)’가 아닌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마루티 스즈키 알토(Maruti Suzuki Alto)’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우리의 통념을 깬 이 현상은 그들의 구매 성향에서 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들은 동전 한닢이라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하기 때문에 어설픈 제품을 살 형편이 못된다. 따라서 수중에 3,000달러가 있어도 화재 발생이 잦다는 소문이 도는 차를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 였던 것이다. 차에 화재라도 발생하면 재구입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만약 타타그룹에서 신차 출시를 위해 저소득층의 구매 행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들의 생활속에 들어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했다면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바로 문제의 답은 일반적 통념이나 복잡한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야 말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군 이었던 것이다.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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