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조전회 칼럼니스트] “바다가 무슨 색이지? 당연히 파란색이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는 파랗다고 대답한다. 우리가 보는 바다는 그렇다. 하지만 바다는 파랗지 않다. 바닷물 또한 그렇다. 파랗게 보일 뿐이다. 그래서 바다는 파랗게 보인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파랗게 보이는 바닷물과 파란색 바닷물은 본질에서 다르다. 우리는 흔히 '허상'을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장님이 코끼리 귀를 만져보고 코끼리를 부채같이 생겼다고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럴 때 보통 어이가 없다고 표현한다. 자신의 경험만으로 사실을 판단하거나 섣불리 규정하는 것을 흔히 착각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그런 규정 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문제는 지나치게 자신을 과신한다는 것이다. 자기 확신이 지나치면 자만이 되고 자만은 오기와 고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아는 것과 배워서 아는 것, 그리고 아는 것을 기반으로 한 체험적 지식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을 본능이라고 하고 배워서 아는 것을 지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식을 활용한 경험에서 깨닫는 과정을 지혜라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즉 허상과 본질을 구분하려면 지혜의 눈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험에서 확인한 사실이 반복된 경험을 통해 확신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복된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지혜의 시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스님이 스님으로 머물러서는 부처가 될 수 없고, 제자가 제자로 머물러서는 선생이 될 수 없는 법이다.”『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동녘, 2014)』라는 말이 있다.

세상 모든 만물은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처럼, 배우고 자라는 것 또한 지식에서 지혜가 되는 성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고 했다. 고여서 썩는 것은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지식 또한 그렇다. 배우지 않으면 새롭지 않고 새롭지 않으면 퇴화한다.

건강을 위해 신선한 물을 마시는 것처럼 지혜를 위해 늘 배우고 경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의식은 인식의 폭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경험이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인식의 폭이 넓은 사람만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한 번의 경험은 의식을 깨우고 반복된 경험은 인식을 깨운다고 한다. 반복되고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여기저기 만져보고 더듬어보고 소리도 들어봐야 장님이라도 제대로 된 코끼리를 인식하게 될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다.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길은 어렵지 않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운 것을 실천하며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