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경험하는 시간, 산책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칼럼니스트] 우리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세대다. 더 이상 우리의 삶을 일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바로 워라밸이다. 천천히 나를 돌아보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느림의 미학이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눈을 뜰 공간이 생긴다.

느림의 전문가 칼 오너리는 저서 『느린 것이 아름답다(In Praise of Slow)』에서 “느리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뒤에서 서서히 끓게’할 시간이 있을 때 우리가 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직관력 있고, 창조적이며, 양질의 것이다. 느림은 풍부하고 미묘한 통찰력을 생산해준다.”고 말했다.

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 때 가장 새롭고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바쁘고 긴장된 상황에서는 활발해지지 않는다. 속도를 늦추고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만이 놀라운 집중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느림의 미학을 감상할 때 일어난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기 쉬운 방법으로 산책이 있다. 산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창의력이 향상된다. 걷기는 최고의 운동이다. 걸으면 우리 몸속에 있는 200여 개의 뼈와 600개가 넘는 근육이 일제히 움직이며 장기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우리의 뇌도 활동적으로 반응한다. 하루에 20~30분씩 걷는 것이 좋다. 걸으면서 초록색 자연을 함께 보면 정서적 안정까지 더해져 큰 효과를 발휘한다.

나도 산책을 즐겨한다. 특히 나무가 많은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 초록색을 많이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걷는 동안 평범한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고 창의적 문제해결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느림의 미학을 완성할 수 있는 산책은 정서적 안정과 더불어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되새겨볼 수 있는 여유와 힐링의 시간이 된다.

천천히 사색하며 걷는 산책도 좋지만 약간 빠르게 걷는 것이 창의력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빨리 걷기와 뇌세포의 활동성을 조사했다. 여기서 말하는 빨리 걷기란 걸으면서 휴대폰으로 통화할 때 숨이 약간 헐떡거리는 상태를 말한다. 성인들에게 일주일에 3번씩, 한 번에 1시간 빨리 걷기를 시켰다. 그리고 3개월 후에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의 활동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자신의 연령대보다 평균 3살이나 젊은 활동력을 보였다. 걷기를 하면 기억력은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활발해진다. 많은 철학자들이 걸으면서 사색을 즐기면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런 효과로 인해 더 깊은 생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일단 나가서 걸어보라. 새로운 느림의 미학 속에서 창의력이 커질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과학자, 철학자, CEO들 중에는 산책을 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사람들이 많다.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요한 괴테는 식사 후 반드시 여유와 힐링을 위한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 모차르트 역시 산책이 창의력의 원천이었다고 한다.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프리드리히 니체는 “진실로 위대한 생각들은 걷는 동안 잉태되었고, 사고를 위한 산책은 밤이고 낮이고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도 걸으면서 회의하고 면접을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앉아 있을 때보다 걷고 있을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평균 60%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또한 이 연구팀은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 꽉 막힌 사무실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직장인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서 고민하기보다 차라리 회사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오는 게 낫다. 그만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산책, 즉 걷기는 중요한 요소다.

워라밸 세대를 살아가는 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목적지 2~3개 역 전에 미리 내려 걸어서 출퇴근하는 편이다. 되도록 안 가본 길로 코스를 바꿔가며 느림의 미학을 실전하고 있다. 가끔 처음 가보는 골목길을 지나다보면 막다른 길이 나오기도 하고, 같은 길을 빙빙 돌때도 있다. 출근하다가 이런 경우가 있어 지각할 뻔한 적도 있다. 그래서 전혀 안 가본 길은 대체로 퇴근할 때 시도해보는 편이다. 막다른 골목이 나올 때는 잠시 불안해지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내 새로운 길을 찾게 되면 신선함을 느낀다.

걷다보면 못 보던 건물도 눈에 들어오고 새롭게 자라나는 가로수 잎사귀가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걷는 것을 생활화한 지는 10년 정도 지났는데, 그 전보다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겨 느림의 미학을 경험한다. 창의적인 문제해결도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 좋다. 출퇴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되도록 많이 걸을 수 있는 코스를 활용하면 충분히 걷기를 생활화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에는 조금 먼 곳에 주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하루 20~30분씩만 매일 걸어줘도 좋다. 빨리도 걸어보고 천천히도 걸어보며, 때로는 주변 환경까지도 여유를 갖고 살펴본다면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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