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주미 칼럼니스트]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있거나 외모를 관리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모관리에 대한 ‘편향적 시각’이나 ‘부정적 견해’를 가슴에 품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는 아니지만, 외모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이나 기준을 정립하지 않은 채 막연히 스스로를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충분히 괜찮은 외모의 소유자임에도 계속 자신을 깎아내리며 부족한 면만을 찾아내려는 사람도 많다. 외모관리에 대해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시선을 가진 여성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외모관리를 자신의 삶에서 그 어떤 일보다 우선시하며 온통 외모에만 공을 들이는 외모지상주의의 유형이고, 또 하나는 인생에서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외모관리에 매우 낮은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을 가꾸는 일에 매우 소홀한 유형이다.

우선 외모지상주의를 지향하는 첫 번째 집단이 추구하는 외모관리의 기준은 무척 높다. 늘 높은 외모의 기준과 타인의 시선에 집착하니 자연히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낮고, 자기 외모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 세상이 선호하는 기준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외모지상주의를 최상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행여나 내가 놓치고 있는 외모관리는 없는지 불안해하기 일쑤다. 이들은 늘 자기보다 예쁜 여성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강박을 가지기 쉽고, 나이가 들수록 우아하고 당당해지는 게 아니라 노화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조금이라도 더 어려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반면 두 번째 집단은 외모관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자신을 가꾸기 위해 애쓰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도 무감각하다. 외모를 가꾸는 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 대신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 이를테면 업무 성과나 공부, 자녀 양육 등에만 열중한다. 외모로 판단되는 것을 무척 싫어하며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조차 외모보다는 내면을 알아봐주길 기대한다. 그런 여성들 대부분은 자신의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일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고, 외모를 아예 외면해버리려고 한다.

사실 지금껏 내가 만났던 대다수의 여성들이 외모를 가꾸는 이유나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외모관리에 대해 균형적인 관점과 태도를 갖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반복해 말하지만 우리가 외모를 가꾸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타인의 호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러나 외모지상주의의 첫 번째 집단도 외모에 관심 없는 두 번째 집단도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과 타인의 긍정적인 시선을 얻지 못한다. 모 아니면 도를 선택하는 극단적 태도는 외모를 관리할 때 지양해야 할 점 중 하나다.

“나는 얼마만큼 예뻐져야 행복할까?”

지금 나에게 꼭 김태희, 고소영, 김혜수, 한가인 같은 여배우처럼 화려하고 예쁜 외모가 필요한가? 막연히 동경하고 원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가? 혹시 여전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외모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먼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외모지상주의를 지향하는 여배우처럼 예뻐질 수 없으니 포기하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지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라는 의미다. 우리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행복은 상당 부분 닮았다.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기준을 너무 높게 잡으면 그렇지 못한 현실이 눈에 들어와 더욱 슬퍼지고, 아름다움 역시 기준을 높게 잡으면 내 외모의 단점만 보여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과 행복의 공통점은 바로 ‘기준이 과하면 피할 수 없는 괴로움으로 이어 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스스로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기준’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도 과연 그럴까?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못생기거나 보기 흉한 정도의 외모를 가진 사람이 평범한 보통 수준의 외모를 갖게 되었을 때 얻는 사회적 이점을 측정해보았다. 그 결과 그래프에서 가파른 상승을 이룰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외모가 보통 수준인 사람이 가장 예쁘고 잘생긴 수준으로 발전했을 때엔 사회적으로 얻는 이점이나 행복의 정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외모지상주의를 꿈꾸는 사람은 외모가 예뻐지면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리라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삶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객관적인 외모 지수와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기준에 맞게 외모를 관리하고 그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의 행복 지수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타고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영화배우 김태희, 고소영, 김혜수, 한가인 만큼 미녀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당히 보기 좋은 수준의 외모를 갖는 일은 타고난 이목구비나 몸매와 상관없이 적절한 관리와 노력만으로도 누구나 이루어낼 수 있다. 스스로가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의 외모관리는 분명 자신감과 자존감을 불어넣어주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힘을 실어 준다. 나의 꿈을 가꾸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또 일과 가정, 인간관계에서 원만해지기를 원한다면 누구보다 뛰어난 미녀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평범하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수준의 외모관리를 유지하며 다른 자기계발에 힘을 쏟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아름다움이 단지 외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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