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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콘텐츠 못지않게 중요한 ‘강사의 매력’

[한국강사신문 하민회 칼럼니스트] 20여년이 넘는 강의경력을 걸고 장담컨대 청중의 평가는 결코 강의 내용에 좌우되지 않는다. 이런. 이게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이야기람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다.

물론 강의 콘텐츠는 훌륭해야 한다. 기본이다. 기승전결의 전개가 논리적이면서도 따뜻한 설명이 동반되어야 하고 간간히 유머러스한 웃음도 필요하다. 강의자료의 비주얼도 보기 좋아야 한다. 때문에 강사는 강의내용의 밀도를 높이고 자료를 보강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그런데 그토록 공을 들였건만 정작 평가는 기대를 따르지 못한다. 심지어 전혀 엉뚱한 피드백이 들려 맥 빠지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런 걸까? 강의 내용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까?

1972년 11월 플로리다에서 전미의과대학협의회 의학교육연구 학술대회가 열렸다. 정신과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등이 모여 ‘교육에 적용한 게임이론’을 주제로 마이런 폭스 박사의 강연을 들었다. 폭스박사는 학술대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매력적인 외모와 목소리,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아 흥미진진하게 강연을 진행했다. 당연히 폭발적인 강연 평가를 얻었다. 문제는 폭스박사가 연기자였고 그의 강의 또한 상식선의 이론을 대충 짜깁기한 횡설수설에 불구했다는 점이었다. 일반인도 아닌 의료분야의 지식인들조차 강의 내용보다는 학습자의 인성변인에 의해 평가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 이 실험은 이후 ‘폭스 팩터’이론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렇다. 강의 평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사가 가진 매력이다. 준수한 외모 건 개성 있는 색다른 외모 건 듣기 좋은 목소리 또는 보는 순간 기분 좋게 만드는 시원한 미소이건 청중의 눈과 마음을 끌 수 있는 어떤 요소가 실제 강의 내용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강사와 청중뿐 아니라 거의 모든 대인관계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좋은 첫인상이 그 사람의 긍정적인 정보의 출발점이 되어 상대에게 계속 좋은 느낌과 인상을 주게 된다거나,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0.017초라는 짧은 순간에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시각적인 정보에 가장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과학적 심리학적 이론 등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쯤 되면 반드시 들려오는 질문이 있다. “그렇다면 외모가 준수하지 않으면 강사로서 불리하다는 말인가요?” 절대 아니다. 우선, 매력이란 외모와 같은 말이 아니다. 외모가 매력의 한 요소는 될 수 있지만 매력은 훨씬 크고 포괄적인 의미를 띤다. ‘매력’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다. 아름다워서 끌리기도 하지만 색달라서 끌리는 경우도 있고 유난스러워서 끌리기도 한다. 심지어 아주 이상한 것도 호기심을 자극해 마음을 끈다. 그 만큼 매력의 속성 자체가 폭 넓고 다양하다.

매력의 표현 방법 또한 다양하다. 우리가 맨몸으로 살아가는 유인원이 아닌 만큼 옷차림으로 자기를 나타내기도 하고 상대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목소리와 화법도 매력을 발산하는 좋은 창구다. 감정이 살아있는 목소리는 상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쉽고 밝고 생기 있는 화법은 듣는 이의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 이 모든 것이 매력이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매력을 언제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잠시 제 자리로 돌아와, 열심히 준비한 강의 내용이 돋보일 수 있는 일단 매력 있는 강사가 되는 법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첫 강의,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명성이 후광이 된 스타 강사를 제외한 대개의 강사들에게 매번 강의는 청중과의 첫 만남이다. 실력을 보여주기 전에 일단 매력적인 사람으로 어필해야 한다. 0.017초의 시각적 판단을 잊지 말자. 우선 비주얼 요소로 청중들의 눈과 마음을 잡아 당겨야 한다. 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모를 하나씩 챙겨보자.

헤어스타일은 개성이다. 요즘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백인백색 테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헤어스타일까지 거론할 필요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어떤 헤어스타일이건 이마를 걷어서 눈이 확실히 보이도록 할 것을 권유한다. 눈은 얼굴에 있어 가장 강력한 소통 포인트이자 인상 형성 요소이다. 이마를 걷은, 혹은 짧은 앞머리로 이마를 노출한, 청중과 시선을 또렷이 맞출 수 있는 헤어스타일은 그 자체로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인상을 준다.

어떤 자리이건 정장을 권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모습은 정성을 들여 몸단장을 하고 나온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청중으로 하여금 확실히 대접받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강사보다 연령층이 높은 청중들 혹은 정장에 익숙한 공무원, 기업체, 중장년층에게는 분명 호감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정장과 친하지 않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는 가능한 삼가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다.

여성강사들에겐 약간 아이러니 할 수 있는 조언. 아름답다 혹은 예쁘다 보다 여성강사에게 더 유리한 매력의 표현은 궁금하다가 아닐까? 뭔가 더 듣고 싶고, 더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기 위해서는 지나친 여성성의 표현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강의자료 보다 눈에 띄는 액세서리나 연예인 같은 메이크업은 과감하게 털어내자. 아름다운 여성이 되고 싶은 지 궁금한 여성강사가 되고 싶은 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청중들의 경제적 범주에 해당하는 옷차림을 권장한다. 청중은 강사의 옷차림을 통해 무의식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자기가 알고 있는, 눈에 익은 브랜드와 스타일만으로도 청중은 강사와 보이지 않는 간격을 성큼 좁힌다.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실재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들이 많다. 매력이 그렇다. 후학에게 실력 있는 강사가 되라던 내가 요즘은 매력적인 강사가 되라고 한다. 진정으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으려면 먼저 상대의 마음부터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이미지21 하민회 대표는 현재 경영컨설턴트로 다양한 기업체, 기관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이며 저서로는 <쏘셜力 날개를 달다>,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 <이미지 리더십> 등이 있다.

 

한상형 기자  han@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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