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박지연 칼럼니스트]  올해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던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취소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함으로, 1953년 이후 6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대신 서울시에서 SK텔레콤과 함께 VR(Virtual Reality)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타종행사를 선보였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느끼던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는 없었지만, 생생한 음질과 현장감은 말 그대로 가상의 현실이었다.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급격한 사회적 변화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VR시대를 맞아 우리의 대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VR시대를 맞아 우리의 대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바야흐로 다가온 VR의 시대에서 우리의 대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례로 일부 스마트병원에서는 격리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이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한다.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가상의 대화와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위드코로나(With-Corona)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새삼 만남과 대화의 중요성을 깨닫곤 한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너무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무척 소중하고 필요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가운데, VR기술은 우리의 만남과 대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하나의 해결책이 되어줄 가능성이 풍부하다.

여느 산업이 그래왔듯이, VR도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은 좀 어색한 화질, 어지러움 증상 등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하고 현실의 만남가상현실의 만남간의 괴리가 줄어들수록 우리는 편리한 VR만남을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 그때는 편리한 만큼 더 자주 가상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가운데 대화라는 소통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전보다 만남의 횟수가 더 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대화는 쉽지 않다. 누구나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을 때’, ‘할 말이 없을 때처럼 대화가 곤란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이는 늘 대화의 상대가 다르고, 상황과 주제처럼 대화의 모든 요소가 매 순간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과 더 편안하게 소통하고 싶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준비한 만큼 성장할 수 있다. 대화의 소재를 준비해볼 수도 있고, 미리 상황을 가정하여 연습해볼 수도 있다. 그만큼 달라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 맞게 적절하게 말하기 위해, 또 조리 있게 말하기 위해, 그리고 서로가 즐겁기 말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VR시대를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 가상의 현실이 포함되면서 우리의 현실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그 넓어진 세상에서 우리는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소통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지는 스스로에게 달려있다. 우리 모두가 변화에 수동적으로 순응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적응하여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삼아보길 바라본다.

 

박지연 칼럼니스트는 제이라곰스피치 대표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다.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졸업하였고, 조화롭게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기 위한 스피치ㆍ커뮤니케이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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