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이명길 칼럼니스트] “함께 있을 때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세요. 연극은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입니다.” by 가수 유희열

(연애고구마 Q)

인터넷을 보다가 ‘남친에게 결혼 전 해야 할 질문’이라는 글을 보고 저도 남친에게 몇 가지 물어봤습니다.

"결혼하고 우리 쪽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 하면 어떡할 거야?" 남친이 말하더군요. "어쩔 수 없지 뭐, 상황이 모셔야 하면 모시고 살면 되지!" 다시 물었습니다.

"자기는 내가 성적으로 매력이 있어?" "……. 음 뭘 그런 걸 물어……."

"오빠 내가 임신했는데 새벽에 뭐 먹고 싶다고 깨우면 사올 수 있어?" "새벽에 문을 연 데가 어디 있어~ 그냥 자야지"

"우리 애기를 낳았는데 애기가 새벽에 울어서 내가 힘들다고 자기 옆구리 찌르면 가서 안아줄 수 있어?" "그 상황이 돼 봐야 알겠지만 나도 피곤하면 못 안아 줄 것 같아"하더군요.

근데 왜 갑자기 이런 걸 묻고 그래? 라고 하길래 그냥 대충 둘러댔습니다. 제가 서운해하는 걸 알았는지 그때야 막상 상황이 되면 하겠다고 수습을 하더라고요. 제 남친은 제가 지금 서운하고 기분이 나쁘더라도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자기가 옳다고 합니다. 말이라도 좀 예쁘게 해주면 안 되는 걸까요? 초반에 만날 땐 이 남자와 결혼해야겠다 싶었는데 갈수록 행복할 거란 확신이 없어져요. 이 남자 집안도 화목하고, 수입도 평범하고, 모든 게 평범한데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결혼할 때 남자가 더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 행복한 거 아닌가요?

(사이다 오빠 A)

“내가 성적으로 매력이 있어?” “내가 임신했는데 새벽에 뭐 먹고 싶다고 깨우면 사올 수 있어?”

이런 걸 결혼 전에 해야 하는 질문이라고 올린 사람도 웃기고, 또 그걸 읽고 남자친구에게 실험해보는 당신이란 사람도 참. 특히나 새벽에 아기가 아파 우는데 내가 힘들다고 자기 옆구리 찌르면 안아줄 수 있어? 이 질문에서는 웃음이 나네요. 나중에 진짜 낳아보면 알게 될 겁니다. 새벽에 애가 열나고 아프다고 울면 엄마는 남편 옆구리 찌를 겨를도 없다는 것을요. 참고로 저는 당장 앰뷸런스 부르자고 했었네요.

뭐 그럼에도 이건 마음의 문제 아니냐? 지금 할 수 있다고 해야 나중에도 그러는 것 아니냐? 는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위 질문들은 연애 초반이라면 모를까? 결혼 전에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질문들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당선되고 나서 공약 다 지키는 것 보셨나요? 저도 남자지만 남자들이 결혼 전에 하는 말들을 다 어떻게 믿나요?

본론으로 와서, 여자가 ‘IF 가정법’으로 질문을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고, 사랑을 속삭이는 그런 남자가 좋죠. 그런데 오히려 위험한 남자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다소 답답할지 몰라도 거짓말을 하기보다 솔직하게 말을 하는 남자가 오히려 신뢰의 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볼 수도 있지요.

또한, 초반에는 이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는데 갈수록 확신이 떨어진다는 고민, 이 부분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 자체만으로 보면 대부분 사람이 다 그러는 것이니 나만 그렇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할 필요 없을 듯합니다. 다만 2년 이상 만나고 결혼 생각을 하는데, 신뢰도가 자체 판단 기준으로 낙제 수준이라면 이때는 진지한 상담이 필요할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결혼하기 전에 서로가 해봐야 하는 3가지 질문은 이런 질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경제적 상황과 관련된 질문

연애는 상대의 한 가지 장점만 보고도 할 수 있지만, 결혼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반지하에서 라면만 먹으면서도 행복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죠. 서로의 수입과 씀씀이에 대한 파악, 결혼 후 맞벌이에 대한 문제와 경제관념, 그리고 저축계획 및 재테크 계획 등은 서로가 솔직하게 한번 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2. 자녀계획에 대한 질문

결혼 후,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생각인지 서로 이야기를 해봐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생각은 물론이고, 양가의 부모님에 대한 의견도 직접 물을 필요는 없지만 알아두면 좋습니다. 물론 선택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니 서로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지사.

3. 가사분담에 대한 질문

예전처럼 여자들이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사는 시대가 아니다. 맞벌이인 경우는 물론 나중에 자녀가 생긴 이후 외벌이로 바뀌는 상황에 대해서도 가사분담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묻고 파악해 봐야 한다.

결혼을 앞두고 상대가 결혼해도 괜찮은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질문이 아닌 위와 같은 질문을 먼저 해보기를 바랍니다.

너흰 취업만 고민해. 연애고민은 대신해줄게.

사이다 연애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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