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한국강사신문 신용준 칼럼니스트] ‘스티븐 브래드버리’라는 호주의 쇼트트랙 선수가 있다. 12년을 각종 경기에 출전했지만 최고의 선수들에 밀려 그럴듯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도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어느 경기에서는 척추가 두 개나 부러졌으며, 척추 골절의 부상을 입었을 때 스케이트 날이 허벅지를 관통하여 얼음판 위에 80퍼센트 정도의 피를 흘렸고 111바늘을 꿰맨 적도 있었다. 이제 그는 이미 원로 선수가 되었기 때문에 우승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고군분투할 뿐이다.

12년을 견디며 그저 평범한 선수로 열심히 출전한 그에게 마지막 1,000미터 경기에 기적이 일어났다. 예선전을 조 1위로 진출했고 준준결승전에서 꼴찌로 달리다가 캐나다 선수의 실격으로 운 좋게 준결승에 진출하였다. 준결승전에서는 꼴찌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선수 3명이 넘어진 덕분에 결승에 진출한다. 마지막 결승전에는 당대 최고의 선수인 안현수와 안토 오노가 포진되어 있었다. 결승전에서도 견디며 살아온 인생을 보상이나 받듯이 승리의 여신은 그의 손을 들어 주었다. 꼴찌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선수 4명이 넘어진 것이다. 결국 그는 금메달을 따게 되었다. 호주 역사상 첫 번째 동계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실제 호주에는 브래드버리의 기적의 영향으로 ‘do a bradbury’라는 관용사가 생겨났다. 뜻하지 않게 우연하게 무엇인가를 이뤄 내거나 성공했다는 의미다.

그는 시상식 이후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는 이번 경기를 잘 해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다만 오랫동안 열심히 했던 저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버틴 그의 인생에 대한 보상이었다.

직장생활은 어떨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브래드버리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곤 한다. 견디는 자에게 큰 보상이 주어지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갖은 고난을 겪으며 참고 인내하며 다닌 직장에서 결국 임원까지 오른 성공사례를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얼마 전 모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분의 이야기다. 견디면 승리한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한 분이다.

“나보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 주위에 많았었지. 그런데 대부분 그런 친구들은 자기 꿈을 찾아서 회사를 떠나더라고. 솔직하게 속으로 대단히 고맙게 생각했었지. 솔직하게 경쟁자가 한 명 씩 줄어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나는 내 자신을 바로 알고 직장을 오랫동안 다니기로 결심했었지.

내 능력과 성격을 고려하면 분명히 밖에서 사업할 체질은 아니야.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직장을 오랫동안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힘든 고비들을 잘 넘길 수 있었지.

결국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더라고. 회사에서는 그래도 나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높게 평가해 주었거든. 난 학벌이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인내심은 남보다는 뛰어난 것 같아.

그래도 그냥 버티기만 한 것은 아니야. 회사와 상사에 충성했고 맡은 바 소임을 잘 해내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을 뿐이야. 거기에다 운이 따랐을 뿐이고.”

임원 이야기처럼 그렇다고 그냥 버티기만 한다고 좋은 날이 오는 것은 아니다. 구조조정으로 한 방에 길바닥에 나앉을 수 있는 것이 직장인의 현실이다.

손자병법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지지 않을 자리에 서서 이길 수 있는 때를 기다린다.(立於不敗之地 而不失敵支敗也)”

손자의 말처럼 ‘지지 않음이 곧 승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패하지 않을 태도와 실력을 유지하면서 언젠가 오게 될 승리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직장인의 최고의 승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지지 않을 자리를 찾아 오랜 전쟁을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지금 바로 강구해야 한다. 그 밑바탕에는 최후까지 견디는 인내가 기본 중에 기본임을 잊지 말자.

※ 출처 : 한국HRD교육센터 전문가 칼럼

 

신용준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MBA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HRD교육센터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리더십, 경영, 소통, 영업, 마케팅 분야를 강의하며, 저서로는 <인간관계가 답이다>, <너희가 홍보를 아느냐>, <자녀를 위한 7가지 부의 법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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