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한국강사신문 김효석 칼럼니스트] 어쩌면 이것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전략이다. 내·외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바라보는 상대, 즉 고객의 시각을 바꾸는 전략이다.

서울우유는 국내에서 수십 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유 업계의 선두주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국내의 80여 개의 유제품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이 지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유 브랜드만 하더라고 몇 개인가? 어린이 우유도 수십 종, 뼈에 좋다느니, 머리에 좋은 DHA가 함유되어 있다느니, 우유 시장은 이렇게 세분화 되면서 기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그 무렵 서울우유는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유통기한이 우유 팩 겉면에 적혀 있었다. ㅇㅇ년ㅇㅇ월 ㅇㅇ일까지 마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우유는 유통기한 대신 생산 일자를 표기하기 시작했다.

“우유는 신선해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도록 두고 마실 수 있느냐는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언제 생산된 우유인지, 그래서 얼마나 신선한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생산 일자를 표기함으로써 이런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고객은 그 시점부터 우유를 고를 때 생산 일자를 보고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을 표기한 다른 우유는 왠지 덜 신선해 보인다는 관점을 심어준 것이다.

서울우유는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하면서 어떤 시설 투자도 하지 않았다. 생산설비의 변화도 없었다. 초록색의 겉모양도 그대로였다. 내용물도 당연히 그전과 같았다. 달라진 것은 오로지 겉에 적힌 날짜만이 유통기한에서 생산 일자로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발상의 전환 하나로 소비자는 서울우유를 전혀 다른 우유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유를 고를 때 생산 일자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발상의 전환 하나만으로 서울우유는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렸다. 이후 다른 우유 회사에서도 생산 일자를 표기하는 바람에 그 효과는 물론 반감되었지만, 그때 끌어올린 시장점유율로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보험업계에도 이런 예를 찾을 수 있다. 외국계 보험회사인 악사(AXA)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기존의 확고부동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화재에 도전장을 내민다. 브랜드 인지도나 국내의 시장을 감안했을 때, 삼성화재를 따라잡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때 악사(AXA)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가입자의 자료조사 결과 재가입률, 즉 보험사에 가입했던 고객이 다시 그 보험사에 가입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는 광고를 통해서 인식을 바꾸는 전략을 실행한다.

“자동차보험!! 재가입률을 꼭 확인하세요!!”

자사의 재가입률이 높다는 것을 부각하면서 그것은 고객 만족이 높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발상의 전환으로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자동차보험의 보험상품의 내용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서울우유의 경우처럼 고객의 바라보는 시각만을 바꿨을 뿐인데, 그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특징을 제시하라고 해서 반드시 무엇이 있고, 없고의 문제만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타사와 똑같은 것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꿈으로써, 고객에게 자신만이 가진 상품의 특징을 차별화시켜 보여 준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 참고자료 : 김효석&이경우&이승훈의 『OBM 설득마케팅(일월일일, 2017)』

[칼럼니스트 소개] 김효석 칼럼니스트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김효석&송희영아카데미 대표, 평화방송 MC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강사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케이블TV협회 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상, 사랑의쌀 나눔대상 자원봉사부문 개인 우수상, 대한민국 국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로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OBM 설득마케팅』, 『불황을 이기는 세일즈 전략』, 『카리스마 세일즈』, 『세일즈전사로 다시 태어나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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