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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세와 운명 그리고 사주팔자를 파헤친다! 고미숙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고전평론가 고미숙 작가의 저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오이디푸스』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오이디푸스』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내놓은 『동의보감』과 짝을 이루는 책이다. 『동의보감』이 ‘몸’에 대한 책이라면 이번 책에서는 ‘운명’에 대하여 살펴본다. 천지만물, 곧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다 운명이 있다. 사주명리학은 타고난 명을 말하고 몸을 말하고 길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초보적인 명리학의 지식을 통해 ‘운명의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한다. 몸과 우주에서 비롯되는 자신의 운명은 무엇인지, 사주와 팔자는 무엇인지, 육친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촘촘하게 풀어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새롭게 세워주며, 자신의 운명과 유쾌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도운 책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인문학자의 눈으로 새롭게 풀어냈던 고전평론가 고미숙. 그녀가 의역학 공부로 나아간 지 10년 만에 출간한 『동의보감』 리라이팅과 더불어 동양의학과 짝을 이루는 동양역학에 대한 책,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북드라망, 2012)』를 출간했다. 동양의학은 ‘한의학’으로 당당히 제도권 속에 진입한 데 반해 동양역학은 아직까지도 ‘미신’ 정도로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동양의 천문이며 인문인 ‘사주명리학’이야말로 가장 고매하면서도 가장 실용적인 인문학이라고 말하는 고미숙은, 이 낯설고도 흥미로운 동양학의 영역을, 어떤 사회적 관계도 거세해 버리고 “엄마―아빠―자녀”의 가족삼각형 안에 얽매인 오늘의 세태를 분석하며 지금, 여기의 것으로 새롭게 조명해 낸다.

현대인들은 문명의 폭주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다. 나에게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고 해야 맞으려나. 감정, 자의식, 스펙, 대체 무엇이 ‘나’인가? 그 어떤 것도 허망할 따름이다. 그래서 괴롭고 아프다.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일찍이 자신에 대해서 탐구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우리들 자신에게 있어 이방인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며, 오해하고 혼동할 수밖에 없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먼 존재’이다.”(니체, 『도덕의 계보』) 결국 자신과의 소외는 자연에 대한 무지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본문 49쪽)

이 책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왜 치유와 힐링이 이렇게 범람하는데, 상처는 줄어들지 않는가? 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전문가’(의사, 심리치유사 등)에게서 찾으려 하는가? 니체의 말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먼 존재”가 되어 버린 자신을, 나에게로 가는 길을, ‘사주명리학’이라는 지도를 가지고 찾아보자는 것이다. 물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도, 융의 분석심리도,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자연의 이치 속에서 존재와 운명의 비의를 탐색해 온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있다. 게다가 이 앎은 의학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몸과 우주와 운명을 하나로 관통하는 앎의 체계인 것이다. 심리만이 아니라 ‘삶의 비전’까지 탐구할 수 있는 이 앎을, 고미숙은 우리 각자가 적극적으로 전유하길 바란다. 우리 자신에게 가는 그 길은 “아는 만큼 걸을 수 있고, 걷는 만큼 즐길 수 있다”면서.

어찌 보면 동양의역학은, 자본주의 탄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근대성’ 비판에서 출발, 근대의 이분법적 앎의 배치부터 위생담론까지 전방위적으로 비판하며, 새로운 앎, 새로운 삶을 그 자신이 직접 실천해 온 고미숙이 만날 수밖에 없는 학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명석판명함을 지향하는 서양의 입론들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영역,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 삶에도 생로병사가 있고, 고로 나를 아는 것이 곧 우주의 이치를 아는 것과 연결되는, 이 미시와 거시, 인생과 우주가 중첩되고 교차되는 앎의 체계를 풀어낸 이 책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통해, 우리도, 지금, 나 자신과 세상을 향한 한발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고미숙 작가는 고려대학교 독일문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국문학 박사를 졸업하고, 작가이자 고전을 연구하는 문학평론가다. 인문의역학연구소 감이당에서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나는 누구인가』,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나이듦 수업』,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생각수업』,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외 다수가 있다.

 

한상형 기자  han@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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