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의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 혀가 호강하고 뇌가 섹시해지는 음식 과학의 세계』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이은희의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은 부엌과 식탁에서 벌어지는 연쇄 호기심 반응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이은희 작가는 음식과 요리, 명절과 전통 문화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 속에 다양한 과학 원리와 인문학 상식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더 명확한 분석과 고찰을 위해 역사·경제·사회·윤리·인류학 등 다방면의 지식을 총동원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의 실체를 확인하도록 도와준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에서 알 거리와 배울 거리로 확장되는 먹거리의 가치>

‘먹방’에서 ‘쿡방’을 넘어 ‘푸드 포르노’까지, 이제 음식과 요리의 가치는 단순한 먹거리를 벗어나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확장되었다. 덕분에 텔레비전·인터넷·SNS 등 온 세상에는 음식에 대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가 차고 넘친다. 하지만 화려한 색감, 깊은 향과 풍미, 다채로운 식재료, 마술 같은 조리 과정에 매혹되고 환호하는 동안 정작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의 가장 중요하고 궁극적인 목적, 즉 ‘무엇을, 왜, 어떻게’ 먹는가를 잃어버리고 있다.

먹는다는 행위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첫째로 동물이, 다른 생명체가 지닌 유기물과 무기물을 섭취해 자신의 몸과 그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로 바꾸는 일종의 화학적 자리바꿈이다. 바로 ‘생존’에 필요한 기초적인 양분을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는 육체적 양분뿐만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정신적 양분을 얻는 과정이다. 먹는 즐거움은 삶의 가치를 더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먹거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 그리고 이 먹거리를 보다 맛있고 즐겁고 건강하게 먹는 것은 ‘무엇을, 왜,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의 진정한 가치가 여기에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음식과 요리는 단순한 먹거리에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변모했다. 이제 제대로 먹고 즐겁게 소화시킴으로써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음식과 요리의 가치를 ‘알 거리, 배울 거리’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맛있고 아는 만큼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의 실체를 확인하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부엌과 식탁이 풍성해지는 유익한 맛의 향연! 입맛 없는 일상에 지적 포만감을 선사하는 과학 만찬>

‘분자 요리’는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요리 트렌드이며 국내에서는 최현석 셰프의 트레이드마크로 유명하다. 식재료의 성분과 질감에서부터 조리 과정 중 일어나는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분자 수준’까지 분석하고 연구하여 이를 요리에 활용하는 것이다. ‘분자 요리학’은 조리(cooking), 음식 과학(food science), 조리 과학(science of cooking)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포함하는 학문인데, 그중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음식 과학’ 분야는 식재료의 맛·영양·효능·독성 등은 물론이고 기원과 역사ㆍ명칭의 어원ㆍ조리법ㆍ활용법 등 그 식재료에 대한 모든 특성을 다방면으로 탐구한다.

그렇다면 많은 요리사와 미식가가 식재료와 음식을 ‘분자 수준’까지 깊이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분자 요리는 조리 과정 중 잃어버리기 쉬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내어 더 깊은 풍미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어떤 식재료와 음식의 특장점을 정확히 알 때 더 탁월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씹고 삼키고 마심으로써 향과 맛과 식감을 느끼기만 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즐거움에 불과하다. 음식과 식재료의 다양한 특성을 알고 먹을 때 우리가 잃어버렸던 ‘무엇을, 왜,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더 만족스러운 요리와 식사가 가능하다.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은 1월 ‘설날과 떡국 : 쌀과 포도당의 끈적한 관계’, 2월 ‘정월 대보름과 부럼 : 현대인의 슈퍼 푸드, 견과’, 3월 ‘머슴날과 콩 음식 : 콩이 선사하는 단백질 만찬’, 4월 ‘한식과 찬밥 : 차가운 음식 속에 숨은 보전의 법칙’, 5월 ‘단오와 수리취떡 : 식물의 화학무기, 알칼로이드’, 6월 ‘유두와 유두면 : 글루텐 성분으로 밀가루 반죽과 밀당하기’, 7월 ‘삼복더위와 삼계탕 : 무더위의 중심에서 보양식을 외치다’, 8월 ‘백중과 감자전 : 감자가 구황식물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9월 ‘한가위와 햇과일 : 번식을 위한 과일의 미션 임파서블’, 10월 ‘중양절과 국화주 :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술의 비밀’, 11월 ‘입동과 김치 : 김치는 과학이다?’, 12월 ‘동지와 타락죽 : 우유,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구성됐다.

한편 저자 이은희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했다. 고려대학교 과학언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하리하라’라는 이름으로 신문, 잡지, 인터넷 카페 등 다양한 매체에서 칼럼니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 1·2』, 『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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