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효석 기자] 카페 귀퉁이에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지문을 보고 사람의 기질을 읽어요. 자신의 기질에 맞게 잘 살고 있는지 아니면 기질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살리고 있는지 그것을 알려주면서 마음을 말랑거리게 만져주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Q. 어떤 계기로 지문 심리를 공부하게 되셨나요?

저는 경력단절 주부였어요. 공부 잘하는 아들 뒷바라지만 하다가 아들이 공부를 놓아버리고 자신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면서 제가 외려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어찌 보면 아들이 스승인 셈입니다. 관광영어 통역과를 졸업했는데 전 영어를 잘 못합니다. 공부를 간절히 하고 싶은 열망이 없는 상태에서 졸업장만 겨우 따냈으면서 아들에게는 대학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모순덩어리 엄마였던 거예요. 그래서 ‘마음’ 공부를 시작했고 지문 심리를 만나면서 “아들의 기질과 나의 기질이 이렇게 달랐구나. 그래서 내가 아이를 이해를 못 했구나”를 알아가게 되었죠.

아직 우리 사회는 스펙이 중요하고 많은 증빙서류들이 필요한 시대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루어낸 스펙이 화려하고 묵직하면 사회로 나가기 수월하겠지만 그게 다 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문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TBN 교통방송에서 심리 방송 코너 진행을 맡았는데요. 생방송으로 사연을 접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제 자신에 대하여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스 안이 아닌 대중과 부딪히며 소통하고 싶어져서 강연을 하기로 결심했고 ‘마음 만지기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대전 교통방송 진행모습 <사진=한국강사신문>

Q. 마음 만지기 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자주 상처를 입고 그 상처에 딱지가 앉기 전에 마음이 굳어져 버리곤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지 못하고 외롭고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같이 소통하면서 삶을 조금은 더 편안하게 보는 관점 연습을 하는 것이죠. 바로 확 깨달음이 오는 기적이 일상에서 많이 생기던가요? 마음도 유연해지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고 깨달았던 것들을 더불어 연습하면서 세상과 나누는 곳이 마음 만지기 연구소입니다.

마음 만지기 연구소를 차리면서 전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만지지 않고 타인의 마음을 먼저 보고 괴로워하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지문을 통해 나의 기질과 타인의 기질을 이해하게 됩니다.

Q. 지문으로 기질을 이해한다고요? 그 분야에 대하여 설명해 주실까요?

우리는 각자 타고난 지문이 있지요?. 손가락을 보면 줄무늬 모양의 융선이 있을 텐데 그것이 지문입니다. 손금은 변해도 이 지문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내 손에 가지고 태어난 융선의 무늬마다 타고난 기질과 성격 그리고 강점 지능들이 보인다면 참 신기한 일이죠? 그런데 그 신기한 일을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지문만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알 수가 있답니다. 그래서  내 지문을 안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아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질은 나쁘고 좋은 게 없습니다. 그냥 기질인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나와 기질이 다르면 답답해하거나 불편해합니다. 지문에 대해 알게 되면 그 답답한 인간관계를 조금은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시선이 생기죠. 특히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들일수록 상대적으로 상처를 더 받게 되는데 서로의 지문을 읽고 해석을 해주면 그제서야 ‘아하!’ 하며 무릎을 치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문은 일종의 내 마음을 말랑거리게 만져주는 심리 도구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르면서 상대를 평가하고 지적하고 비교하느라 사실 마음이 편히 쉬지를 못해요. 행복은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는 말은 곧 결핍도 불행도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는 것이죠, 그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의 중심에 지문이 있습니다. 지문을 읽으면 자신의 강점 기능이 다 드러나 기 때문에 자존감을 살릴 수 있는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Q. 예전에도 지문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진로 열풍으로 인기가 있지 않았나요?

네, 한때 지문만으로 자녀의 진로를 결정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앞날은 무궁무진합니다. 지문을 읽고서 함부로 '이 아이는 이렇다.' '이 아이의 진로는 이것이 맞다.' 같은 확정적인 해석은 사실 독과 같습니다. 언어지능이 높게 나왔다고 아나운서 시키고 음악지능이 높게 나왔다고 음악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지문을 복합적으로 해석하면서 다중적인 아이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고하면 아주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단정적인 해석은 위험합니다. 그래서 지문을 제대로 배우고 그것을 잘 읽고 해석해 줄 수 있는 상담사들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Q. 현재 책을 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목이 ‘엄마가 혼자 일 때’인가요?

우리는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거나 상처받고 또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살아갈 힘을 내기도 합니다. 전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한 엄마의 딸로서 혼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고 또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 내려가고 있어요. 껍데기 한 꺼풀 벗기고 포장지도 벗기고 평범한 사람의 너무 평범한 고뇌와 외로움과 일상을 적고 있습니다.

‘혼자 있기’는 외로움을 수반한 ‘좀 더 수월한 관계에 대한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어도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혼자서 고기 구워 먹으러 다녀도 외롭다고 생각 안 하는 사람은 외롭지 않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 이전에 내 진짜 마음과 먼저 친해져야 결핍의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 들여다보기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이죠. 그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설온기 강사의 한국플래너협회 강의 <사진=설온기>

Q.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무대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코칭 활동도 계속 해나갈 것이고요. 내 이야기만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며 마음을 좀 더 말랑거리게 만지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같이 소통해 나갈 것입니다.

책도 계속 쓸 것입니다. 그리고 지문 평가사 양성과정에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마음을 같이 만져주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4년 전 학교를 다시 갈까 망설이다가 그 길보다는 다른 길을 선택한 여러 과정들이 이제는 저에게 ‘마음 스펙’이 되고 있습니다. 전 이제야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냈어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입니다. 평범한 주부가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상상 속으로만 성을 쌓고 무너뜨리기를 수 백 번 넘게 한 끝에, ‘용기’는 마음먹기가 아니고 ‘행동’으로 시작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주춤거리거나 망설였던 분들이 좋아하는 일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아나가는 것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지문으로 기질을 읽고 강점지능을 찾아서 코칭을 한다는 것은 매번 새로운 일처럼 흥미롭고 자부심이 생깁니다. 개개인 모두가 놀랍도록 뛰어나고 대단한 존재인데 자신을 하찮게 여기거나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 부터 시작됩니다. 그 변화를 부추기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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