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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한근태 칼럼니스트] 회사 다니는 딸이 집에 오자마자 불평을 늘어놓는다. “정말 짜증 나. 아니 부장이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무능할 수가 있어? 팀원들이 며칠 밤을 새워 보고서를 만들어 부장님에게 제출했어. 부장님은 좋다고 했는데 상무님한테 올라가 깨지고 온 거야. 다 잘못됐으니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했다는 거야. 근데 한 마디 말도 못한 거 있지. 정말 그렇게 답답한 사람 처음 봐. 왜 선은 이렇고, 후는 이러니까, 이 부분만 다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를 못해.” 정말 분이 풀리지 않는 눈치다.

여러분이 부모라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까? 나는 부장 편을 들었다. “그 사람이 그러고 싶었겠느냐, 다 사정이 있겠지. 회사에서 상사에게 솔직한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내는 달랐다. 철저하게 딸의 편을 들었다. 같이 부장 욕을 했고 분이 풀릴 때까지 얘기를 들어주었다. “얼마나 힘드냐.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하느라고 욕본다. 어쩌구...” 결과가 어땠을까? 상상에 맡긴다. 난 며칠 동안 딸의 구박을 받아야 했다. 공감능력 부족이다.

소통은 공감능력이다. 공감하지 못하면 소통할 수 없다. 자문하는 학원에 박정현 팀장 선생님이 있다. 제일 인정받는 수석팀장이다. 한번은 팀원 선생님이 지각을 했다. 학원에서 선생님이 늦는 것은 치명적 실수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그 분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마나 놀랬어? 나도 그런 적이 있는데 앞이 캄캄하더라.” 그랬더니 지각한 선생님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했다.

지각 때문에 싫은 소리 들을 것을 예상했는데, 그 대신 이런 말을 들으니 얼마나 감동을 했겠는가?

이게 공감의 힘이다.

또 다른 사례다. 코치들 모임에서 어떤 나이든 코치가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마디 했다.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대부분은 “아니, 어쩌다가 다치셨어요?”라고 물었다. 사건의 연유를 물어본 것이다. 이유가 궁금한 것이다. 딱 한 여성만이 이렇게 말했다. “아휴, 얼마나 아프셨어요. 괜찮으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자기 입장에서 궁금하기만 했다. 여성분만이 다친 사람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다. 다친 사람이 여성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코치 자격 있는 사람은 당신 혼잡니다.” 코치는 공감하는 사람이다. 공감을 해야 상대가 말문을 열기 때문이다.

음치, 배우자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 즉석 스피치를 못 하는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는가? 다른 사람 말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음치는 음을 듣지 않는다. 자기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배우자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도 대부분 배우자 말을 듣지 않는다. 즉석 스피치를 못하는 것도 그렇다.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으니 상황에 맞는 말을 할 수 없다.

여러분은 어떤가? 공감은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수단이다. 타인을 격려하고, 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연대하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능력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때 어떨지 생각해 보는 능력이다. 성공적인 강의를 위해서는 처음에 공감을 통해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 강의를 할 수 있다. 코칭도 그렇고 조언도 마찬가지다. 공감이 없으면 무슨 얘기를 해도 먹히지 않는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어렵게 살아본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더 잘 돕는다. 어려울 때의 심정을 알기 때문이다. 일류선수보다는 이류선수가 일류감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벤치를 지키는 후보 선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그렇다. 공장근무 경험이 있던 나는 다른 사람보다 공장직원 강의 때 유리하다. 그들을 조금은 알기 때문이다.

공감을 위해서는 감정이입 능력이 필요하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다. 배우 톰 행크스는 어린 시절 우주여행에 매료되었다. 무중력훈련을 흉내 내느라 호스로 숨을 쉬면서 수영장 밑바닥을 걸어 다니곤 했다. 우주비행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환자가 되어보아야 한다. 검사는 교도소 체험이 필요하다.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사냥술은 사냥감의 가죽을 덮어쓰고 그 무리에 섞여 드는 것이다. 사냥을 잘 하려면 동물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최고의 낚시꾼은 고기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애를 잘 보기 위해선 애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게 공감이다.

※ 출처 : 한국HRD교육센터 전문가 칼럼

 

<사진=한근태 페이스북>

한근태 대표는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대학교 경영학 석사, 애크런대학교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럭키화학 중앙연구소 연구원, 대우자동차 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스컨설팅 대표로 재직 중에 있다. LG그룹,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대기업에서 개인과 조직의 리더십, 자기개발, 시간관리, 커뮤니케이션, 조직활성화 등에 관한 자문 및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고수의 일침>, <신은 디테일에 있다>, <면접의 힘>,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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