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의 곰돌이 투자교실 ③ "기본적 분석인가? 기술적 분석인가?"

<사진=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홈페이지>

[한국강사신문 박지훈 칼럼니스트] 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 가스관 관련 주식이 오를까? 우리나라는 배를 이용해 가스를 수입한다. 대량의 가스를 배로 이동하는 것은 높은 기술과 많은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싼 가스를 쓰는 것이다. 만약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로 가스관을 설치하고 가스를 공급한다면 질 좋고 싼 가스를 얻을 수 있다.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당연히 가스관 관련 회사들은 수주를 많이 받고 실적이 좋아질 것이다. 모든 주가는 먼저 반영된다. 실적이 좋아질 것 같은 회사들의 주가는 오른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만 만나면 관련 주가가 들썩이는 것이다. 참고로 이미 중국은 다른 나라에서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아서 사용한다. 주식시장에서 이런 분석방법을 ‘기본적 분석’이라 부른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분석하는 방법을 크게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으로 나눈다. 여러 개념이 많겠지만 대체로 기본적 분석은 경제, 시장, 회사를 분석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은 차트, 거래량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싸움처럼 아주 오랫동안 아직도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싸우는 사람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기본적 분석이다. 기술적 분석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좋은 정보가 있더라도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는 기술적 분석이 꼭 필요하다.

‘기본적 분석’에서 ‘기본’이라는 단어는 한문으로 ‘基(터 기)’, ‘本(뿌리 본)’이고, 영어로는 ‘Fundamental’이다. 한문 ‘基本’의 모양은 무엇인가 받치고 있는 모양이라 기본이 없으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재밌게도 영어 역시 ‘Fundamental’에서 ‘fund’의 어원은 'bottom'이다. 제일 아래 근본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모든 것의 ‘기초’, ‘기본’이라는 뜻의 ‘Fundamental Analysis’가 바로 ‘기본적 분석’이다. 모르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 주식에서 말하는 기본적 분석이란 무엇일까? 나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다 기본적 분석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유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때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유가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2. 유가 수요가 많다는 것은 공장에 필요한 에너지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장이 많이 돌아가는 것이다.

4. 공장이 많이 돌아가는 건 경기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5.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음식료 회사의 주가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1. 수익은 제품 가격에서 원자재 가격을 뺀 것이다.

2.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수익이 줄어든다.

3. 달러가 오르면 수입 곡물 원자재 가격이 올라간다.

4. 음식료 회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5. 음식료 회사의 실적이 나빠져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

이렇듯 기본적 분석이란 무엇인가 발생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위험관리를 위한 시장 분석도 기본적 분석에 포함된다. 보통은 재무회계를 기본적 분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물론 회사 분석의 기본은 재무회계 분석이다. 개인에게는 가계부가 있듯이 회사에는 재무제표가 있다. 차이가 있다면 개인의 가계부는 한 줄로 쓰고 회사의 가계부는 두 줄 내역과 출처를 쓴다. 내 돈과 빌려온 돈을 출처에 쓰고 ‘자본’, ‘부채’라 부른다. 회사에서 쓴 돈을 내역에 쓰고 ‘자산’이라 부른다. 재무제표에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 회사가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서 돈을 벌고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월가의 저명한 공매도 전문가인 짐 채노스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는 2017년 9월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자본 구조상 레버리지가 너무 높다. 테슬라는 아직 최대 장애물은 만나지 못했다. 자금을 보유한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면 테슬라의 존재는 더 위태롭다."라고 밝혔다. 쉽게 풀이하면 현금은 사람 몸의 피와 같은 것이라서 현금 유동성의 문제가 생기면 회사는 파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주식시장에 상장사의 경우 4년 연속 연간(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적자를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증시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 돈을 못 벌면 쫓겨난다는 이야기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회사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럼 이런 기본적 분석만 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가? 절대 아니다. 한때 나는 차티스트(주식에서 차트만 보는 사람), 곰트(곰돌이 트레이드, 기술적 분석으로 주로 하는 사람)로 불렸다. 기본적 분석이 중요한 만큼 기술적 분석도 필요하다.

8월에 서울옥션이라는 종목을 분석해서 내가 관리하는 네이버 카페에 올린 적이 있다. 회사가 튼튼하고 미술품 가격이 오른다고 판단해 주식도 오를 것으로 생각했다. 분석할 당시에 비해 50% 정도 올랐으니 단기간에 꽤 많이 상승한 것이다. 나는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미술품을 감상하는 취미도 없다. 2000개 종목 중 기술적 분석으로 판단한 70개 종목 중 유일하게 성장성이 있는 회사라서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기본적 분석으로 회사를 분석해 보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어린 마음만 보여준다고 연애를 할 수는 없다. 어떤 타이밍에 스킨십을 해야 되는지 모른다면 원하는 상대방을 얻기 어렵다. 기본적 분석을 기초로 기술적 분석을 잘해 합리적인 투자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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