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당신은 바퀴벌레와 닮았네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말을 한 사람에게 서운함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바퀴벌레 하면 해롭고 흉측하고 지저분한 곤충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퀴벌레도 장점이 있다. 민첩하고 변화에 잘 적응하고 끈끈한 동료애를 지닌 것이 바퀴벌레다. 상대방은 이러한 바퀴벌레의 긍정성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의도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우리는 대화할 때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고정관념 때문에 그 말속에 숨어있는 긍정적 의미를 알지 못한다. 기분 나쁘게 들리는 말, 화나게 하는 말, 냉소적인 말을 액면 그대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이를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해석하는 ‘주관적 편향’이라고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철저한 양방향 상호작용이다. 일방향으로 내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내가 나름대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상대방이 툭 던지는 한마디에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것 같지만, 그 상처는 본심을 알고 나서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실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생각이 없으면 부정적인 말을 하지 못한다. 꾸중, 질책 안에 사랑이 담겨있고 무시하는 듯한 얼굴에 대견스러워함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더 잘 되라고 긍정적인 말을 아끼기도 한다.

나는 회사에 근무할 때 함께 했던 상사가 그랬다. 그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 한 번도 긍정적인 말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혹독한 상사였다. 출근해서 인사를 안 하고 지나치면 그날 내내 그것을 트집 잡았고, 회식자리에서 어쩌다 술잔이라도 비워지면 한참을 음주예절을 논했다. 밤새워 만든 기획서는 어떻게든 오탈자 하나라도 찾아서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나는 그 상사가 야속하기만 했다. 그러나 다른 부서 상사들을 만났을 때 나의 상사에 대한 평가가 변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상사는 틈만 나면 나를 다른 상사에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고 한다.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정말 부정적인 표현인지 생각해야한다. 주관적으로 상대의 의도를 짐작하거나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아야 한다.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반응을 해보자. 가장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 중의 하나도 그가 나를 긍정으로 생각하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상대방의 말속에는 일단 긍정적 의도와 의미가 숨었다고 생각하자. 상대방의 말이 송곳처럼 콕콕 찌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분명히 따뜻하게 감싸주는 뭔가가 있을 수 있다. 설령 긍정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렇듯 긍정으로 치유하고 넘어가면 된다. 상대방이 나에게 뒷담화로 험담을 했다 할지라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언젠가는 좋은 말을 해주겠지’하고 웃어넘기도록 하자. 오해하지도 실망하지도 기대하지도 말자.

일단 나의 머릿속에 입력되는 모든 정보를 편견과 선입관 그리고 고정관념을 버리고 긍정적 마인드로 치환을 해 보는 거다. 그러면 진짜 기분 나쁜 부정의 말도 긍정의 메시지로 들릴 것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