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신동국 칼럼니스트] “당신도 암 보험 하나 들어놔야 되는 거 아냐?”

침대에 누워 있던 남편이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한다. “매달 마이너스인데 무슨 돈으로 들어? 그리고 설마 내가 암에 걸리겠어?” 그러고는 화면이 바뀌면서 강력한 효과음과 함께 아나운서가 경고성 멘트를 던진다. “대한민국 남성 다섯 명 중 두 명은 암! 그런데도 암 환자 열 명 중 여섯 명은 암 보험이 없습니다!”

나도 이 광고 속의 남편과 똑같은 생각을 했다. ‘맞아, 내가 설마 암에 걸릴까’하고 공감하는 순간 그 뒤에 나오는 멘트가 나에게 어퍼컷 한 방을 날렸다. 큰 충격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암 보험을 꼭 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광고를 본 후 암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마 시청자 중 상당수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광고는 불과 10초 사이에 내 눈길을 끌었다. 내 마음을 흔들었다. 내가 광고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다. ‘강력하고도 인상적인 한 마디’에 나는 온전히 빨려들었다. 이 광고가 한 방에 눈길을 끈 비법을 강의에 활용해보자.

시청자가 광고를 무심코 흘려보듯이, 청중은 내 이야기에 크게 관심이 없다. 광고처럼 강의도 ‘청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면 강력하고도 인상적인 첫 마디가 중요하다. 그래야 내 강의에 귀를 기울인다. 강의 시작하고 5분이 지났는데도 청중의 주의를 끌지 못하면 청중의 마음은 떠나간다. 버스 지나가고 손 흔들어봐야 소용없다. 싸움을 할 때는 선제공격이 중요하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그래야 싸움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강사는 처음 5분 이내에 청중의 주의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김미경, 김제동, 설민석 강사가 청중들을 압도하는 것이다.

어느 대기업에서 <사내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하며 강의 코칭을 할 때의 일이다. 한 사내강사의 시범 강의 제목이 ‘채권 관리 실무’였다. 그는 초반부에 청중의 관심을 끌 만한 어떤 장치도 없이 바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채권 관리의 정의와 중요성 등을 이론적으로 나열했다. 강의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5분이 지나지 아 청중의 몰입도가 확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강의에 집중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등 딴 짓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강의가 끝났을 때 강의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강의가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초반 분위기 장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준비했어도 청중이 들어주지 않으면 끝이다. 특히 채권 관리는 그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난해 한 용어가 많아서 알아듣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청중은 처음부터 관심을 갖기 힘들었다. 어쩌면 ‘강의장에 있으니 할 수 없이 듣기는 들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강사는 바로 이 점을 놓쳤다. ‘내가 강의만 하면 다 들어주겠지’ 하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나는 즉시 강의 코칭을 했다. 내용 전달에 대한 부분도 코칭이 필요했지만, 특히 초반 분위기 장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스펀지처럼 내 이야기를 흡수했다. 일주일 후 같은 주제로 같은 청중 앞에서 다시 시범 강의를 했다. 그는 지난 강의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질문 하나를 불쑥 던졌다. “여러분, 우리 회사의 미수금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직원들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얼마나 될까’ 하며 궁금해했다. 곧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대답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한 직원이 정답을 말하자 그는 강의를 이어갔다. “그 미수금을 딱 5%만 줄이면 전 직원에게 줄 수 있는 보너스 재원 200%가 생깁니다.”

보너스를 더 줄 수 있다는 말에 갑자기 직원들의 주의와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그는 강의의 핵심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물건을 잘 파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금 관리 역시 중요 합니다. 대금을 못 받으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고, 대금을 잘 받으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 채권 관리, 제대로 배워서 우리 회사 미수금을 절반으로 줄여봅시다.”

상상 이상으로 분위기를 장악하는 강의에 청중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그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청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초반 분위기를 장악하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질문이다. 질문이나 퀴즈를 던져 사람들의 주의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참여를 끌어내는 간단한 방법이다. 질문을 통해 청중의 생각을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에 몰입하게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학습 효과는 매우 높다. 이처럼 처음 5분 이내에 청중의 주의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도구를 개발하여 강의 초반에 강력한 임팩트를 주자. 김제동, 김미경, 설민석 강사처럼 5분 안에 분위기를 장악해야 성공적으로 강의를 마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소개] 신동국 칼럼니스트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제철에서 인력관리부장, 국책연구기관의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고려대 명강사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상명대 명강사양성과정 지도교수를 거쳐 현재 뉴페러다임센터 대표, 강사양성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 명강사 경진대회에서 1등을 수상했으며, 이후 1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는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고 싶다 명강의 되고 싶다 명강사(끌리는책, 2016)』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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