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정헌희 기자] 힐링에세이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새로운제안, 2021)』의 김은아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플로리스트이자 강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는 이 책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듯 한 직장 생활, 사랑하지만 찾아온 이별 등 2~30대 자신의 이야기를 ‘꽃처럼 피워가는 이 시대 청춘의 모습’으로 향기롭게 표현했다. 동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괜찮아, 모든 순간에 꽃은 피니까”라며 위로를 전하는 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억에 마음을 더해 에세이를 쓰는 김은아 작가 입니다. 반갑습니다.

Q. 처음부터 꽃을 좋아하셨나요? 꽃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본래 꽃을 좋아합니다. 책상 위에 자그마한 화병을 두고 꽃 한 두 송이 꽂아 두는 편입니다. 잠시라도 보고 있으면 마치 마음을 맑은 물에 씻는 느낌이 들어요. 학교 졸업 후, 직장을 다닐 때, 위계 관계 속에서 소모되고 자아를 잃어가는 느낌이 들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꽃이나 식물을 가까이 두고 보았어요. 숨 가쁜 세상살이와는 달리 자신만의 속도로 서서히 피어나는, 의연한 싱그러움에 지친 마음을 의탁했다고 할까요.

Q. 꽃을 매개체로 한 강연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강의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꽃과 문학(시)을 통해 지친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힐링 워크숍입니다. 내 앞에 꽃이 있어도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고, 향기를 맡을 수가 없지요. 삶을 대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향해 KTX 처럼 전속력으로 질주만 하다 보면, 인생의 서사가 펼쳐내는 전경을 바라볼 수 없어요. 그렇게 균형을 잃어가는 일상에는 균열이 생기고, 마음이 시들어갑니다.

저는 꽃을 이용한 힐링 강의를 통해 교육생들과 함께 꽃과 시를 음미하고 감각하는데요. 일상을 서행하고 여유롭게 대함으로써 삶과 업무에 긍정적 의미를 피워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힐링에세이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출간하게 된 계기와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2~30대를 고군분투하며 달려왔지만 딱히 이룬 것이 없다는 생각에 씁쓸했습니다. 그 시기를 계절에 비유하자면 푸르게 생장하고 뜨겁게 발산하는 여름에 가깝겠죠. 이루고자 하는 꿈과 연애의 감정이 꽃처럼 피어나고 태양처럼 달아오르는 시기이니까요. 생장하는 만큼 꺾이고, 뜨거운 만큼 또 식어가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지난하고 격렬한, 인생의 여름을 통과하면서, 삶을 서행하고 되돌아보고자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자영업을 하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고, 물만 주면 알아서 잘 크는 관엽 식물처럼 순하고 무탈하게 자라났다.” 로 시작하는 책의 내용은 제가 대학을 졸업 후 사회생활과 연애를 거쳐 마흔에 이르기까지 겪은 일련의 사건입니다. 사회 구조와 연결된 개인적 서사이기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세대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글 속의 저를 거울삼아 독자가 자신을 비추어 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 책의 부제가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입니다. ‘꽃말 에세이’라 하니 매우 독특한데요?

부제의 ‘꽃말’은 공식처럼 정해진 기존의 꽃말에서 벗어나, 감정이 이입된 짧은 시나 글귀입니다. 책의 에피소드마다 사건의 배경에 꽃이 등장하고요. 일말의 사건을 겪은 후 느낀 감정을 꽃에 투영했습니다. 제가 생각에 잠길 때 꽃을 바라보고 넋두리나 혼잣말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요. 그 때의 감정을 세밀하게 살피고 다듬으니 일종의 꽃말이 되었습니다.

Q. ‘힐링 글쓰기’ 강의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소개 해주세요.

글쓰기를 자신을 ‘풀어주는’ 해방의 측면으로 보고, 사회적 척도나 집단의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흰 용지위에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쓰는 욕구’가 마음속에 움트거나, 글감이 자신을 덮칠 때가 있는데 이것을 글로 어떻게 피워낼지 막막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한 과정이에요.

그럴 때 사유와 기록을 통해서, 달리 말하자면 슬픔, 실망, 고통, 기쁨 등 내 몸을 관통하는 감정을 언어로 구체화하면서 감각의 주체로 거듭나는 글쓰기 훈련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그 후에는 원고에 대한 검증과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다른 ‘나’로 성장하는 것이 수업의 최종 목표이고요.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까지 직장과 가정, 관계에서 제 안에 솟구치는 감정을 알아채고 끄집어내는 에세이를 써왔습니다.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면, 개인적이고, 감성에 호소하는 글이었죠. 그런데 “나도 같은 처지에요. 그 기분 알아요,” 라며 글에 공감하는 독자를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제 에세이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조적인 매트릭스 안에서 재해석되며, 젠더 문제와 비정규직 차별, 흙수저와 갑질 논란 등 사회 이슈 현장의 한 단면이더라고요. 이제는 삶에 대해, 더 나아가 사회와 세상에 대해 근원적 물음을 던지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알을 깨고 더 넓은 세계로 나오는 한 마리 새처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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