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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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강래경 칼럼니스트] 꿀에 설탕을 넣으면 훨씬 달지만 반대로 쓴맛의 재료를 섞으면 단맛이 반감된다. 마찬가지로 강의를 잘하는 것만으로 좋은 평판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신경 쓰고 말 한마디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료 강사들로부터의 평판은 일은 물론 인간관계의 밑천이다. 따라서 같은 일을 하는 강사들과 교류 자체가 없거나 지나친 경쟁심으로 비판적 평가를 하게 되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강사들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도 ‘이 바닥이 그렇지’ ‘강사료도 적은데 대충해’ ‘보따리장수 하루 이틀 하나’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강사도 있다.

보따리장수는 시답지 않은 물건을 싸가지고 다니면서 유창한 말솜씨로 상대를 현혹해 물건을 파는 사람으로 강사를 비하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남도 아닌 강사 자신이 그런 말을 쓰다니 놀랍기도 하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비하하는 것 같아 멀리하게 된다.

다음으로는 담당자의 평판이다. 영어로는 똑같은 네트워크지만 연줄과 연결은 해석하기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연줄은 지연, 혈연, 학연과 같이 폐쇄적이다. 반면 연결은 개방적이며 인간관계를 위한 노력이다. 연줄은 시간이 갈수록 부패하기 쉽지만 연결은 노력에 비례해 더욱 진화할 수 있다.

처음에는 연줄에 기대는 것이 편할 수 있지만 그래서는 시장이 좁다. 연결을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 담당자들은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지만 연줄로 인한 부탁은 신뢰하지 않는다. 스스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담당자에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어떤 담당자는 강사를 ‘써봤더니’ 별로라고 말하기도 한다. 강사는 사람인데 물건처럼 써본다고 표현하니 듣기가 거북스럽고 불쾌해진다. 또한 ‘재미있게만 해주면 된다’고 강의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당연히 그 담당자의 인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런 담당자에게 추천받는다면 강사에게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평판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검열이다. 많은 직업이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업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요식업, 더 나은 삶을 위한 교육업, 그 외에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공인들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한다. 따라서 자기를 관리하는 것은 피곤함이 아니라 유명한 강사가 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왜냐하면 강사는 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의를 요청한 기업에 대해서도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강의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시절, 피라미드 조직에 가서 강의한 적이 있다. 그때는 일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언론에서 피라미드조직의 실상을 알고 나니 그들의 피해를 방조한 것 같아 불편했다.

유명 여자 연예인도 일본의 대부업체 광고 모델로 활동하려고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연예인이 광고 모델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업체가 고금리로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반사회적 기업이라면 조금 신중했어야 한다는 게 비난의 요지였다. 더구나 돈이면 아무거나 할 만큼의 신인 연예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강연장에서 친구의 형이나 후배의 부인을 만날 수도 있다. 강연장 밖에서는 강의를 들었던 청중이나 담당자를 놀이공원에서도 만나고 뮤지컬 휴식 시간에도 만날 수 있다. 회사에서 배차해준 차 안이라면 통화할 때도 운전기사의 눈을 의식해야 한다. 편안한 사석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도, 또는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도 항상 나는 강사임을 잊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자료: 『대한민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나는 출근하지 않고, 퇴직하지 않는다(페이퍼로드)』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래경 칼럼니스트는 말 한대로 살려고 하는 노력하는 강사다. 사실에 기초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학습자들에게 친숙한 사례를 제시해 감성을 자극한다. “가짐을 내세우지 말고 나눔에 인색하지 말자”라는 좌우명으로 강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노력한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강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대한민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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