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차 한 잔, 따스한 말 한마디’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제가 하는 한마디의 말이 누군가에겐 기쁨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겐 슬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한마디를 가슴속 깊이 간직해 제가 하는 말에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한국강사신문 대표가 만난 세 번째 강사로 이지커뮤니케이션 컨설팅 민수경 대표를 만났다.

Q. 여수 MBC 아나운서로 사회에 첫 걸음을 하셨다면서요.

제 어릴 적 꿈은 아나운서였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는 TV 앞에서 아나운서를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어른들이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되겠냐고 물으면 선생님, 변호사, 아나운서 등 ‘말’과 관련된 직업만 이야기했었던 것 같아요.

막상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아나운서를 하려다 보니, 아카데미도 다녀야 하고 많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둘까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여수에서 축제가 열렸어요. 저희 아버님이 저를 데리고 그 축제에 가게 되었죠. 그때 우연치 않게 한 기자분이 길거리 캐스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분이 제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인터뷰가 끝나자 방송국에 와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단장하고 방송국을 찾아갔어요. 그분은 아침 7시 방송의 아나운서였는데, 갑자기 전근을 가게 되어 공채로 모집하지 않고 길거리 캐스팅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분이 한 달 동안 길거리 캐스팅을 하다가 제가 눈에 들어왔었던 거였습니다. 그 후 한 달간 방송국에서 트레이닝 받으며 열심히 배웠어요. 그런데 세상일이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더라고요. 다른 외부에서 발탁한 사람이 결국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제 꿈을 접어야 하나라고 생각하니 많이 우울하고 서글프더라고요. 세상의 쓴 맛을 봤던 거죠. 그러다가 여수 MBC에서 공채 아나운서를 모집했는데, 보란 듯이 합격했어요. 합격자 발표 날에 저도 기뻤지만, 저희 아버님은 너무 좋다며 저를 업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저의 어렸을 때의 꿈을 이루게 되었고, 저의 사회생활이 시작되었죠.

방송을 시작하면서 저를 뽑아준 PD님이 했던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고, 기쁨이 될 수도 있고, 네 말에 너의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담아야 한다.” 이 말씀이 제가 10년 정도의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동안 저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Q. 여수 MBC 아나운서 생활은 어땠는지요?
 

여수 MBC 아나운서 시절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별밤지기를 했어요. 리포터들이 취재해서 녹음해 온 기사가 마음에 안 들면 저는 방송에 못 내보냈습니다. 고생한 후배에게 미안하긴 했지만 좋은 방송이 되기 위해 완벽을 추구했어요. 한마디로 깐깐한 사람이었죠. 방송을 위해 제가 직접 두 시간 정도 녹음한 내용을 들어보고 마음에 안 들으면 과감하게 삭제하고 다시 녹음하곤 했어요. 그걸 보던 작가들은 또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많이 힘들어도 했답니다. 저란 사람은 일에 있어서는 정말 옆에 사람들이 피곤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완벽주의자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유연해지는 것 같아요. 일을 꼼꼼하게 하는 것은 아직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배려가 없거나 하는 행동은 잘 안하는 것 같아요. 20대 후반까지는 열정이 가득했고 조금은 돌직구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30대가 되면서 교통방송으로 이직을 했어요. 그때부터 조금은 여유도 생기고 나를 돌아보게 되어 사람들을 대처하는 방법들이 좋아졌어요. 역시나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강사라는 일을 하게 되었는지요.

결혼을 하면서 아나운서 일은 그만두고 남편이 하는 일 때문에 방글라데시와 폴란드에서 살게 되었어요. 잠시 한국에 돌아와 아이도 낳았고요. 그러면서 3년 정도 육아와 가사 일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림하는 타입은 아닌가 봐요. 너무나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2012년 3월 폴란드에서 귀국하면서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사람들의 감정, 생각, 정보 등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좀 더 말로 잘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지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이란 회사를 만들게 되었어요. 지금은 장안대학교와 대림대학교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소통컨설턴트로서의 입지를 꾸준히 다져가고 있습니다.

Q. 아나운서와 강사는 어떻게 차이가 있나요?

저는 사실 아나운서 시절에는 강사라는 직업이 있는지 몰랐어요. 그 당시 전 방송일 밖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만약 방송이 더 어려운지 강사가 더 어려운지를 묻는다면 전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강사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아나운서는 전달자의 역할이지만, 강사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전달했을 때 비로소 영향력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내용이 매너, 예절, 커뮤니케이션 등인데 교육생들에게 잘 하라고 말해 놓고 제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이상하잖아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저도 강의를 듣기도 하지만, 강의는 들을 때는 좋지만 실제로 실천하지는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강의로 사람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갈 수 있을까?란 고민을 요즘 많이 해요. 정말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닌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독특한 콘셉트, 나만의 접근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아이의 엄마잖아요. 아이들에 관한 고민도 많은데요. 아이들에 관한 고민을 해결하려다보니, 엄마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가끔 문제가 있다고 하는 청소년들을 만나 보면, 그 원인이 유년시절 부모의 영향이 많습니다. 그 시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나를 보여주는 훈련이 전혀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책임은 그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거든요. 아이들에게 정서표현을 하는 방법에 서툰 부모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궁극적으로 아이들은 부모의 언어, 태도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떻게 하면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표현에 어색한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에게 좋은 툴을 줄 수 있을까?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아이와 대화할 때 놀이라는 형식을 빌려 소통합니다. 하나의 그림을 보더라도 제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요리할 때도 이건 두부야 한 번 만져 봐! 느낌이 어떠니? 이건 브로클리인데 나무 같지 않니? 색깔 너무 예쁘지? 등 많이 물어보고, 또 저의 생각도 말해주어 대화하는 방법에 조금씩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어요. 제 아이와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다 보니 창의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어머니들에게 자기 아이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 부모들이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그런 강좌를 열고 싶습니다.

Q. 꼭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가 있다면

요즘 사람들은 진정한 나를 놓치고 사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나를 인식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쓸데없는 감정소비도 없어지고, 어떤 상황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고요. 스피치나 커뮤니케이션과 연관을 시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의 내면에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늘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을 자꾸 들여다보는 것을 의식적으로 자주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하는 것을 알면 상대방에게 그것을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기 마련입니다.

Q. 한국강사신문에 바라는 한 마디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대표(좌측)와 이지커뮤니케이션 컨설팅 민수경 대표(우측) <사진=한국강사신문 DB>

강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어떤 교집합 되는 부분들이 사실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교육을 받고 싶어도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는 한은 강연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강사들이 한국강사신문 안에서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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