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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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모두가 사랑한 대표시부터. “이 평범한 풍경이 싫지가 않다.” 내밀하고 진솔한 일기까지. 시를 향한 가차 없는 열정, 생활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 오늘 또다시 새로운 시인 김수영의 모든 것.

당신이 지금 만나야 김수영, 시×산문×미완성 소설을 한 권에 읽는다!

민음사와 교보문고가 함께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에 담아, 이 책을 읽은 독자 누구든 단 한 문장으로 작가의 특징을 정의할 수 있게 큐레이션 한 시리즈다. 조지 오웰, 버지니아 울프, 다자이 오사무,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리고 헤르만 헤세에 이어 디 에센셜의 첫 국내 작가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김수영을 선보인다.

2022년은 김수영 시인이 태어난 지 101년이 되는 해다. 탄생 100년을 넘어섰다는 상징적 시간은 김수영이 한국문학사의 고전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다만 숫자가 말해 주는 시간이 고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김수영은 과거에 썼으나 미래를 썼으며, 자신을 썼으나 시대를 썼다. 현재의 우리는 김수영의 시간을 통해 우리의 시간을 수정하거나 상상한다. 그것이 김수영이 한국문학의 고전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디 에센셜 김수영(민음사, 2022.02.11.)』은 우리가 널리 알고 있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김수영의 세계와 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한데 담은 ‘2022 김수영 다이제스트’다. 교과서에 수록되며 필독 작품으로 알려진 시와 대중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김수영의 매력을 곱씹게 하는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희소하고도 희귀한 판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수영의 에센스를 흡수할 수 있는 집약적인 목록에 더하여, 수록 순서 역시 김수영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디 에센셜 김수영』을 읽는 일은 정치적이고도 문학적인 시인, 지식인이자 생활인이었던 시인 김수영의 모든 것을 만나는 일인 동시에 기존의 김수영을 설명했던 이미지나 권위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만의 김수영’을 만나는 일이 될 것이다.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솔직한 자기 성찰: 김수영의 산문

김수영의 시만큼이나 사랑받는 것이 김수영의 산문이다. 혹자는 김수영의 산문이 없었다면 김수영의 시 또한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김수영 산문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읽는 이를 놀라게 할 정로도 스스로를 까발리는 솔직함이다. 그만큼 김수영의 산문은 김수영의 현실과 시, 자신과 세상에 대해 지닌 태도를 거침없이 보여 준다.

「내가 겪은 포로 생활」, 「양계 변명」, 「시인의 정신은 미지」 등 그는 산문을 통해서 그가 포로수용소에 수용당했을 당시의 기록, 생활을 돕던 양계에 대한 기억, 자신의 시와 시론에 대한 태도를 드러낸다. 김수영은 시만큼이나 빛나는 그의 산문에서 날카롭게 벼린 문장으로, 꼿꼿한 정신으로, 시민으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며 나태해지기를 경계한다.

정치 참여에 대해 일갈하고 문학에 대한 소신 발언을 쏟아 내는 동시에, 자신이 뱉는 이야기에 대해 스스로가 먼저 지킬 것을 밀어붙이고 몰아붙이는 양면의 노력이 김수영의 산문에는 있다. 바깥으로는 눈치 보지 않는 산문을 발표하면서, 일기에는 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말을 적으려 했던 김수영의 독특한 매력도 함께 엿볼 수 있다.

<김수영 시인, 작가 프로필 / 도서>

저자 김수영(金洙暎)은 1921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1935~1941년 선린상업학교에 재학했다. 이후 동경 성북예비학교에 다니며 연극을 공부했다. 1944년 조선 학병 징집을 피해 일본에서 귀국, 안영일 등과 연극을 했다. 가족이 있던 만주로 가서 연극 활동을 계속했다. 1945년 연희전문 영문과에 편입했으나 한 학기를 다닌 후 자퇴했다.

1946년 《예술부락》에 시 「묘정의 노래」를 발표하며 연극에서 문학으로 전향했다. 1949년 동인지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에 참여해 「공자의 생활난」 「아메리칸 타임지」를 발표했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북한군 후퇴 시 강제 징집되어 북으로 끌려갔다 두 달만에 탈출했으나 체포되어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다. 1952년 말 포로수용소에서 석방. 부산, 대구에서 통역관 및 선린상고 영어 교사로 지냈다.

1957년 한국시인협회상 제1회 수상자가 되었다. 1959년 첫 시집이자 생전에 발간한 유일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출간했다. 1960년 4·19 혁명 발발 이후 현실과 정치를 직시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시, 시론, 시평 등을 잡지와 신문 등에 발표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선보였다. 1968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 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김수영은 과감하고 전위적인 시작법으로 오늘날 모더니즘 시의 뿌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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