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 [사진출처=연세대학교]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 [사진출처=연세대학교]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는 용재기념사업회 운영위원회가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를 제28회 용재학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용재신진학술상은 홍정완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와 조은애 동국대 국문학 박사에게 돌아갔으며, 올해는 특별히 용재공로상 수상자로 전인초 중국연변대 명예교수를 선정했다.

용재학술상은 문교부 장관,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용재 백낙준 박사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매년 한국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쌓은 석학에게 수여해 왔다.

올해 학술상 수상자 오무라 마스오 교수는 1957년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도쿄도립대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1964년부터 모교인 와세다대 법학부에서 중국어를 가르쳤고, 1978년부터는 동 대학 어학교육연구소에서 조선어 교육을 담당했다. 당시 일본 대학은 한국어 교육 및 한국학 연구가 전무하다시피 하던 시기로, 오무라 교수는 불모지에서 땅을 일구는 마음으로 일본 대학 및 학계에 한국어 교육 및 한국학 연구의 씨앗을 뿌렸다.

그의 업적은 기초적인 한국어 교육에서 일제 강점기 한국 문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특히 작품을 포함한 삶의 궤적 전체에 초점을 맞춘 윤동주 연구는 지금까지 이 분야의 필독서로 손꼽힌다. 오무라 교수는 윤동주의 사적을 발굴·조사한 최초의 연구자로, 한중수교가 이뤄지기 전부터 먼 길을 돌아 윤동주의 유고 육필을 조사하고 묘지를 발견하는 등 후속 연구에 큰 토대를 제공했다.

또한 그는 만주 지역, 즉 중국 동북부 지역의 현장 조사를 발판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인 문학자들의 활동을 역사적으로 규명하는 중요한 업적을 남겼으며, 친일 문학자라 낙인찍힌 식민지 조선의 작가들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식민지 문학장의 복잡하고도 중층적인 정치·사회·문화적 맥락을 세심하게 추적했다. 이런 그의 업적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오무라 교수는 일본의 한국 유학생들을 성심성의로 지도한 국가를 뛰어넘어 후학들에게 존경받는 스승이기도 하다.

공로상을 수상한 전인초 교수는 1975년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중국 고전 소설 연구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한편, 연세대 문과대학장과 국학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한국학의 제도화와 국제화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후학들에게 든든한 연구 기반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한국학 연구가 한국에 대한 연구를 넘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종합 인문학 연구를 지향하는 초석이 됐다. 전 교수는 연세 한국학이 다양한 국가·지역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데 공헌했으며, 현재 연세대 문과대학과 국학연구원이 다양하고도 깊이 있는 교육·연구를 전개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용재신진학술상은 한국학 및 관련 연구에서 뛰어난 학술서적을 저술한 신진연구자에게 수여한다. 홍정완 연세대 근대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의 ‘한국 사회과학의 기원(역사비평사, 2021)’은 한국전쟁의 전후 복구, 재건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부터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본격화됐던 1960년대 중반 이전까지 시기를 한국 자본주의 체제 건설의 기본 방향이 형성됐던 시기로 설정하고, 그것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움직임을 사상사적인 관점에서 밝힌다. 그의 연구는 기존 학계에서 주목받지 않았던 한국 자본주의 체제 형성의 지적 기반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다른 수상자 조은애 동국대 박사의 저서 ‘디아스포라의 위도(소명출판, 2021)’는 재일조선인 서사의 문법과 담론적 효과를 ‘이언어(biliteracy)’와 ‘귀환하지 않음’이라는 조건을 통해 조망했다. 두 조건이 어떻게 글쓰기의 장치로서 기능했는지 탐색하는 한편, 해방 후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서 중층적으로 구성된 재일조선인의 경계를 계보학적으로 탐구했다.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횡단하는 관점으로 재일조선인 문학을 연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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