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이성계와 견훤으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전혀 새로운 전주를 만나다. 전주 하면 흔히 떠올리는 여행 코스가 있지만, ‘일상이 고고학’을 즐기는 황윤 작가는 역시 색다른 스토리텔링으로 전주 여행을 안내한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전주 여행: 황윤 역사 여행 에세이(책읽는고양이, 2022.04.01.)》은 전주를 기반으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역시 전주에 뿌리를 둔 조선 왕조의 이성계를 통해 전주를 둘러싼 기시감 가득한 역사의 현장으로 이끈다. 

그뿐 아니라 한옥마을과 경기전 등 한정된 아이템 안에서만 즐겼던 기존의 전주 여행을 확장시켜, 공간적으로는 옛 전주 지역이었던 전주-고창-부안-남원-김제-논산까지, 역사적으로는 백제 말기부터 통일 신라, 고려 말기와 조선 시대를 오가며 다층적인 전주를 보여준다.

론리플래닛이 ‘전주를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도시 3위’로 선정하는 등 세계 주요 언론들에 의해 잇달아 소개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도시 전주는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대표 관광지다(2020년 전주시 통계). 최근 높은 시청률 속에 방송되고 있는 TV 사극 〈태종 이방원〉의 이씨 왕가의 본향이자, TVN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의 배경 또한 전주다.

오목대 및 한옥마을 등 전주를 찾아오게 하는 힘이 역사적 소재에서 기인함에도 불구하고 역사 여행 관련 도서 및 역사 여행 상품이 드문데, 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전주 여행〉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역사를 가까이! 여행을 더욱 깊게!’ 하는 새로운 전주 여행을 제안한다.

전주(全州), 지명으로 시작하는 고고학 여행 백제 영토인데, 이름은 신라가 지었다?

전주는 삼국시대 때 백제 영토였는데도 신라에서 먼저 명명한 지명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전주(全州)는 ‘완전한 고을’ 이라는 의미로, 전주 이전에는 완산주(完山州)라는 지명이었다. 완산주의 완(完) 역시 ‘완전하다’는 의미로, 지금도 한옥마을, 경기전 등이 전주시 완산구(完山區)에 모여 있다. 그런데 《삼국사기》를 읽다보면 완산주라는 지명이 처음 사용된 장소는 뜻밖에도 경상남도 창녕으로 되어있다.

“비사벌(比斯伐)에 완산주(完山州)를 설치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진흥왕 16년(555) 1월

처음에는 신라가 대가야 견제를 위해 설치한 것이었는데, 이후 실제 전주(全州) 지역을 두고 완산주(完山州)라는 명칭이 언급된 것은 신라와 당나라가 백제 영토의 지배권을 두고 전쟁 중이던 672년 때다. 나당전쟁 중이던 신라의 문무왕은 군단을 정비하며 오주서(五州誓)를 창설하는데, 그중 하나인 완산주서를 삼한일통의 큰 그림하에 아직 미점령지였던 전주를 위해 미리 정해두었던 것이다.

주(州)도 없는데 소속 군부대 창설이 먼저 이루어진 것이다. 한창 당나라와 결전 중인 곳에 군대부터 먼저 창설했다는 것은 당나라와 싸워 승리한 후 백제 영역을 반드시 신라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신라의 삼국통일 후 신문왕 5년 685년에 이르러 신라를 9주로 새롭게 재편하는 과정에서 완산주는 비로소 지금의 전주에 자리잡게 되고, 그 후 757년 경덕왕 때에 전국의 지방 행정 구역을 한자식 지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주로 고쳐졌으니, 드디어 전주라는 지명이 역사에 등장한다.

[사진출처=책읽는고양이]
[사진출처=책읽는고양이]

저자 황윤은 작가. 소장 역사학자이자 박물관 마니아. 혼자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 감상·고증·공부하는 것이 휴식이자 큰 즐거움이다. 대학에서는 법을 공부했다. 유물과 미술 작품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 고미술에서부터 현대미술까지 관련 일을 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 교양을 대중화하고자 글을 쓴다. 삼국 시대와 신라에 특히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전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제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도자기로 본 세계사》, 《박물관 보는 법》, 《컬렉션으로 보는 박물관 수업》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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