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주미 칼럼니스트] “자존감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때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이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를 먼저 인정하고 사랑해야 자존감도 높아지는 법이다.”

여기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모습은 충분히 아름답고 빛났으며 사랑스러웠다. 당신은 사랑하는 그 사람과 평생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그 사람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원하고 기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일에 치이고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다 보니 정작 그 사람에게는 소홀해졌다.

그 사람은 당신의 관심과 사랑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당신은 그 사람이 원하는 일도 기뻐하는 일도 해주지 못했다.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하자 그 사람은 날로 생기를 잃어갔다. 무척 외로워했고 때때로 자신을 한 번만 돌아봐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마다 당신은 “지금 너무 정신이 없어”, “너무 바쁘니까 나중에”, “조금만 더 기다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밖에서 일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쌓인 날에는 그 사람에게 “왜 그렇게 보기 싫은 모습을 하고 있느냐”며 되레 화를 냈다. 그 사람은 날이 갈수록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다. 어느 날 문득 마주친 그 사람은 너무나 초라하고 낯선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당신이 그동안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던 ‘당신 자신’이었다.

강의나 컨설팅을 진행할 때 나누어주는 체크리스트 중 수강생들이 가장 체크하지 못하는 항목은 바로 “나는 나를 사랑한다”는 문장이었다. 자존감을 확인하고자 넣은 문항이었는데, 의외로 그런 사람 들이 많다는 사실에 무척 의아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왜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걸까? 내가 오랜 시간 많은 여성들을 만나며 발견한 이유는 ‘스스로를 사랑해줄 만큼 그리 괜찮은 사람이 아니어서’, ‘평소 나에게 잘 대해주지 못해서’였다. ‘나에게 소홀했는데’, ‘나에게 별관심이 없었는데’, ‘밤낮없이 나를 혹사시켰는데’, ‘나에게 늘 희생만 강요했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도니 그 문항에는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회초년생 L양은 누가 봐도 늘씬한 몸매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미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만날 때마다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나는 내가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남자를 만나 연애도 해보고 싶지만 자신의 외모가 한없이 모자라 걱정이 크다 고 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얼굴은 너무 크고 광대뼈도 튀어나왔어요. 아, 그냥 너무 못생긴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들을수록 진짜 문제는 외모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인생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급기야 괜찮은 외모까지도 끊임없이 비하하고 초라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존감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때 높아지는 게 아니다. 다른 이로부터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를 먼저 인정하고 사랑해야 자존감도 높아지는 법이다. 혹시 당신은 지금껏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그 대상이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갖추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가?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마 그 생각이 나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없다’고 스스로 괴롭혔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처럼 조건을 내건 속물적인 사랑에 불과하다.

자존감은 나를 긍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제 그만 나에 대한 불필요한 비판을 멈추고, 조금 부족한 나일지라도 따뜻하게 보듬어주자. 나에 대한 고민과 자책보다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 로 시선을 돌리자. 외모를 바꾸기 이전에 나를 더욱 사랑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족스럽지 않은 내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이런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마음을 가다듬고 나에게 애정을 보내야 할 때다.

사랑하라는 의미는 단지 마음속으로만 응원을 보내라는 말이 아니다. 직접 나를 위해 ‘사랑하는 행동’을 해주어야 한다. 기분이 좋아지는 옷을 입고, 출근길에는 힘이 나는 노래를 들으며, 교양을 쌓기 위해 독서를 하고, 피로를 풀기위해 반신욕을 하는 등 나를 아끼는 행동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면 된다.

지금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나를 만드는 힘은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할 때 비로소 생겨난다. 아름다움은 나를 아낄 때 마치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처럼 따라온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터 모든 내적·외적 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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