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도영태 칼럼니스트] 15년간 건설회사에서 일한 사촌형님이 직장생활에 대한 염증과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를 떨쳐 버리고자 평소 생각해 둔 건설자재 대리점을 열었다. 직원 몇 명을 거느린 명색이 사장이기에 내심 뿌듯해 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불과 1년을 못가 사장직을 벗어 던져야 했다. 회사 다닐 때는 담당 관리 업무만 잘하면 됐지만 회사를 경영하니 영업과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직원 월급은 매월 돌아왔으며 작은 대리점이지만 각종 관리와 세금처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야하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더구나 밤낮으로 일해도 끝이 없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자영업을 접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회사 다닐 때는 갑의 입장에서 거래처에 요청을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을의 입장이 되어 거래처 직급이 낮은 담당자의 요청에도 응해야 한다는 현실이었다. 과거 회사에서 함께 일한 부하직원 대리에게도 존대를 하며 일을 따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했으니 사촌형은 꽤나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단 며칠을 일해도 사장으로 폼 나게 일하고 싶다.”, “구멍가게라도 사장이 낫다”며 자영업을 꿈꾸는가? 아서라. 이는 장밋빛 착각이요, 무지개빛 꿈에 불과하다! 요즘 시대에 자영업 대표는 타이틀만 좋을 뿐 감당해야 할 고통의 무게는 월급쟁이의 몇 배가 된다. 심지어 무턱대고 자영업을 했다가 망하기 십상이다. 창업을 10개 업체 중 겨우 한 두 업체만 그럭저럭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영업은 아무나 하나?

“직장 그만두면 개고생 한다.” 필자가 강의를 가서 직원들에게 꼭 하는 말이다. 월급쟁이의 장점이 많거늘 왜 어느 정도 보장된 직장생활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자영업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일까? 월급쟁이들은 적어도 때가 되면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지만 자영업자는 매월 살얼음판을 걷는다. 거기다 절감요소는 거의 없다.

직장인은 월급 외에 사무실 집기와 각종 지원에 복리후생까지 누리지만 자영업자들은 식사도 자력으로 해결해야 하고 A4용지, 딱풀 하나까지도 직접 사서 써야 한다. 그뿐인가? 필자도 직장생활을 해 보았지만 직장인들은 때 되면 아프지 말라고 건강검진해주고 업무를 더 배우고 잘하라고 교육도 시켜주고 지칠만하면 휴가도 보내준다. 시간이 지나면 위치와 급여가 달라지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있으니 정서적으로 외롭지 않은데 왜 이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나가려고 하는가?

정녕 자영업으로 전환을 하려면 지금 월급보다 세배 이상 더 벌 자신이 있을 때 독립만세를 불러야 한다. 직장인일 때 보다 세배이하의 연봉을 버는 것은 총 매출에서 월급쟁이일 때 절감되는 비용항목 이것저것을 공제했을 때 초라한 손익계산서를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맘고생은 맘고생대로, 육체는 밤낮없이 힘들다면 자영업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을 희망한다면 차라리 개인기업이나 월급쟁이 사장을 하도록 하자. 개인브랜드 시대가 도래 하고 월급을 받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활발하므로 이는 얼마든지 비전이 있다. 특정분야에서의 역량과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면 도전해 볼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그냥 되도록 직장인으로, 월급쟁이로 오래오래 가려고 노력하도록 하자.

월급쟁이라고 자신을 비하하지 말자. 월급쟁이가 더 행복하다. 자영업사장이 되면 상사에게 신경 쓰지 않고 돈을 많이 벌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큰 자본이 없으면 대부분 돈도 명예도 없는 생계형 사장이 된다. 직장인이여, 버티고 또 버텨라! 이젠 승리하는 자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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