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캐릭터에 빠져 사는 배우가 자신으로 돌아가는 공간. 그곳에서 듣는 배우의 진짜 목소리. 박정민, 천우희, 안재홍, 변요한, 이제훈, 주지훈, 김남길, 유태오, 오정세, 고두심 배우 10인의 ‘자기만의 방’에서 나눈 심층 인터뷰. ‘연기가 끝나면, 배우는 어디로 갈까?’ 『배우의 방』은 캐릭터를 벗고 진짜 배우의 얼굴로 돌아가는 공간에서, 진짜 나로 돌아가는 시간을 묻는 인터뷰집이다.

영화 전문기자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배우의 진솔한 모습을 끌어내는 인터뷰로 사랑받아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배우들의 공간에서 벌어진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 마치 그 공간에 직접 가 있는 것처럼 독자들을 ‘배우의 방’으로 초대한다. ‘극장’, ‘만화방’, ‘제주도’, 심지어 ‘물리치료실’로까지 이어지는 배우의 공간을 통해 그동안 어디에서도 들은 적 없었던 배우의 생각, 삶에 대한 태도를 들여다보자.

저자 의 《배우의 방: 박정민 천우희 안재홍 변요한 이제훈 주지훈 김남길 유태오 오정세 고두심(휴머니스트, 2022.04.19.)》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에요. 오래 앉아 있는 놈이 이길 가능성이 크죠. 연기는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어서 방식을 바꿔도 봤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다시 ‘그냥 엉덩이 싸움으로 돌아가자’가 됐죠. 캐릭터를 내 몸에 붙이는 과정만큼은 그러자 싶더라고요.” --- p.38 「배우 박정민의 방」 중에서

“나홍진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아티스트는 시대를 선택할 수 없다. 선택받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듣자마자 와, 했어요. 결국 중요한 건 내게 주어진 환경에 나의 색을 융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같아요. 바꿀 수 없는 걸 껴안고 고민하기보다는.” --- p.90 「배우 천우희의 방」 중에서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경향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제시할 필요도 있다고 보거든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저희에게 어떤 특권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아직 도전할 기회가 많다는 것일 텐데, 그렇기에 더 유연하게 쓰고 싶어요. 책임감을 겸손 떨지 말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 p.169 「배우 변요한의 방」 중에서

“좋은 작품이라면 제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어요. 작품 안에서 올바르게 쓰이고 싶을 뿐. 누군가가 빛나야 하는 순간이라면, 기꺼이 반사판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p.206 「배우 이제훈의 방」 중에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거잖아요. 액션 영화를 찍으면 액션이 많아서 힘들고, 액션이 없으면 ‘차라리 몸으로 하는 게 낫다’ 하죠. 저는 모든 배우가 같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있는 핸디캡은 핸디캡이 아니죠.” --- p.245 「배우 주지훈의 방」 중에서

“개인적으로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한자성어를 좋아해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라는 뜻이죠. 실력이든 인성이든,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언제고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지 않을까 싶은 거죠.” --- p.277 「배우 김남길의 방」 중에서

“가령 유태오라는 이미지가 브랜드라면, ‘유태오에게 이런 건 기대할 수 있겠다’는 게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랬을 때 그 기대를 깰지 충족시킬지는 또 저의 선택이고 전략이 될 거예요.” --- p.340 「배우 유태오의 방」 중에서

“오디션에 합격하고 합격하고 합격한 게 쌓여서 지금의 오정세가 된 게 아니라, 떨어지고 떨어지고 수백 번 떨어진 게 지금의 저를 만든 거잖아요? 그렇기에 놓쳐서 아쉬운 건 별로 없어요.” --- p.365 「배우 오정세의 방」 중에서

“연기는 살아내는 거더라. 살아내는 거야. 나는 나에게 떨어진 이걸 숙제라고 생각해요. 내 머리는 그 숙제 풀이로 꽉 차 있어. 고통을 스스로 껴안는 것도 같은데, 어쩔 수 없어요. 그건 숙명이니까. 나에게 이만큼 짐을 줬는데, 그 짐을 안 지겠다? 말도 안 돼. 내가 이 길을 택했으니까.” --- p.406 「배우 고두심의 방」 중에서

[사진출처=휴머니스트]
[사진출처=휴머니스트]

저자 정시우는 매체 소속 영화 기자를 거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매거진 《지큐GQ》, 《엘르ELLE》, 《시사저널》 등에 칼럼과 인터뷰를 기고하고 있으며 베를린에서 열리는 ‘한국독립영화제’, 롯데시네마 ‘스타체어’ 등에서 GV(관객과의 대화)를 담당했다. MBC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정시우의 조조영화〉, 네이버 〈V LIVE〉 등의 플랫폼을 통해 배우와 영화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영화 콘텐츠 전문회사 ‘씨네플레이’에 기고 중인 〈정시우의 AROOM〉 인터뷰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애정의 결과물이다. 인터뷰를 통해 인터뷰이의 매력이 드러나고, 그의 매력이 대중에 영감을 줄 때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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