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오상진 칼럼니스트] “설동설”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가? 한 방송사에서 언급되었던 이 말은 세상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람들은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의미를 찾고, 부여하며, 인과관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즐겨하고 즐겨 듣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해 왔다.

인지심리학자 로저생크(Roger Schank)는 그의 동료와의 연구에서 인간이 선천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도록 만들어 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야기는 지식 축적의 핵심이라고 발표했는데 중요한 정보는 이야기 형태로 저장된다는 것이다. 뇌 과학자들에 의하면 측두엽이 이야기를 저장하는 영역이라고 한다. 단순히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하는 것 보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를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야기가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뿐만 아니라,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산업, 그리고 교육계에 이르기 까지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스토리에는 강한 파급력과 전염성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교수는 이야기는 정보 습득과 대인관계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인류가 집단사회를 이루면서 사회관계가 점점 복잡해 졌고, 구성원 간에 정보 교류를 위해 이야기를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만큼 오래남고 익숙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이다.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혹자는 불멸의 가치를 전달하는 창작 방법론이라고 말한다. “변하지 않는 스토리”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텔링”을 통해 전달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이다. 어찌 되었든 스토리텔링 능력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역량을 의미한다.

스토리의 양과 질은 그 사람의 지적능력이나 다중 지능의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풍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창의력이 뛰어남을 의미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일찍부터 선진국에서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교육분야에 적용해 오고 있다. 이야기 구조 학습이 창의력과 상상력, 감성지능을 동시에 발달시킨다는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출발은 인간을 “이야기 하는 존재(homo narrans)”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버드 교육심리학자 제롬브루너(Jerome Bruner)는 내러티브(narrative)는 인간이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했다. 삶과 내러티브는 쌍방향 관계로 내러티브는 삶을 모방하고 삶은 내러티브를 모방한다고 한 것이다. 심지어 내러티브의 삶을 강조한 철학자 앨러스데어 매킨타이어(Alasdair Maclntyre)는 우리의 삶은 시작, 중간, 종결로 이뤄진 이야기 형태를 갖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태어나며 이야기 속 질문을 통해 자신의 삶의 목적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사람들은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영향을 받는다.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까?

※ 참고자료 : 오상진의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비즈니스북스, 2016)』

칼럼니스트 프로필

오상진 칼럼니스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크리에이터로서 20여년간 기업, 기관, 대학에서 창의력 및 아이디어 발상법, 혁신 등을 강의해오고 있다. 2014년까지 제일기획에서 HR 디렉터로서 창의적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국내 유일의 경영전문대학원대학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에서 기업교육전공 PhD과정 주임교수 및 국내최초 HRD관련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HRD Instructor MBA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창의와 혁신, 아이디어 발상, Trend Sensing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Design Thinking, Living Lab 관련 프로젝트 및 강의를 진행 중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과 기관들에서 글로벌 시대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창의적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그는, 모호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상과 창의력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위트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아웃 오브 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生不出好創意 就賺不了錢!』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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