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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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윤성희 칼럼니스트] 학창시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걱정했던 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클래식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잠시나마 걱정을 내려놓곤 했다. 20년 전과 바뀐 것이라고는 MP3기기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종 변경이 된 것 정도랄까. 사람들은 아직도 바흐와 헨델의 곡을 좋아한다. 지금도 드라마나 영화 배경음악으로 그들의 곡들이 흘러나온다.

몇 세기나 지난 현재에도 통하는 감성이라니 대단하다. 바흐와 헨델의 삶을 살펴보면 배울 점이 많다. 바흐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섰다. 헨델은 초기 음악 사업의 실패를 이겨내고 위대한 유산들을 남겼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 자주 갔을 법한 노래방에는 바흐의 ‘위대한 유산’이 숨어있다. 음역대가 높은 노래를 할 때면 음정을 조절하게 된다. 이 기능은 바흐의 12음계 평균율이 전 세계로 퍼졌기에 가능하다. 지금의 피아노 건반 12음계,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렸다. 이 쉬운 말을 초등학교 음악 선생님은 왜 설명해주지 않았을까?

클래식 음악 전공자나 애호가가 아니라고 가정해보자. 어릴 적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이란 구절을 외워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두 인물은 초중고 음악교육 과정에서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만큼 근대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들은 동시대에 같은 국가인 독일에서 태어났다. 바흐와 헨델의 평가는 그들이 추구했던 ‘대중성’에 기인한다.

바흐가 추구한 ‘대중성’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는 어려서부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걱정하며 자랐다. 9살에는 부모님을 잃었다. 형제의 집에 얹혀사는 것이 눈치 보여 어린 나이에 자립했다. 가난 때문에 대학을 가지 못했다. 교회에 채용된 후에는 음악적 피드백을 하다가 앙심을 품은 연주자에게 각목으로 두드려 맞아 다치는 일도 있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는지 4주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하고 4개월을 잠적하기도 했다. 음악의 아버지로 근엄할 것만 같은 포스터의 모습과는 딴판이지 않은가?

그래도 그는 끝없이 도전했다. 형으로부터 작곡을 배웠다. 무료 숙식을 제공해주는 기숙학교에서는 음악도서관의 책과 악보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 대학 대신 생계를 위한 음악 활동에 적극적이어서 교회, 궁전 등 다양한 장소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이는 그의 위대한 유산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바흐의 삶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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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헨델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음악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했다. 주로 음악 활동을 했던 바흐와는 달랐다. 헨델은 이탈리아 유학 이후 쇼 비즈니스의 태동기 무렵 영국에 정착했다. 그는 `울게 하소서`로 유명한 오페라 <리날도>를 포함하여 세속적인 이야기와 춤곡이 함께하는 오페라 사업을 펼쳤다.

그는 이 사업을 확장한 최초의 음악가이자 사업가로서 명성을 날렸다. 그렇지만, 어릴 적부터 경쟁의 중요성을 반쯤 강요당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실패로 인한 좌절이 더욱 큰 법이다. 취업에 실패거나 사업이 어려워지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배로 커진다.

많은 사업가가 실패의 경험이 있는 것처럼, 헨델은 두 번의 파산 위기를 겪었다.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가 만약 새로운 도전을 포기했다면 ‘음악의 어머니’라는 명칭은 얻지 못했을 것이다. 헨델은 당시 대중의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당시 인기 있던 성경을 모티브로 한 오라토리오 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카스트라토(원어) 가수였던 파리넬리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카스트라토’란 변성기가 시작되기 전에 거세하여 소년 시절에 지니는 고음역대 목소리를 유지하는 가수를 의미한다. 그만큼 당시에도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끊임없이 추구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바흐와 헨델은 바로크 시대 음악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을 음악적 신념으로 극복한 인물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포기를 몰랐던 음악적 `대중화`의 신념이 없었다고 생각해보자. 지금 우리 귀를 황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바로크 음악을 오늘날까지 정확히 전해 듣기 만무했을 것이다. 신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합창 소리도 드물었을 것이다.

그들은 같은 나라에서 태어난 동갑내기이다. 인생의 마지막에는 같은 의사에게 받은 백내장 수술을 받기도 했다. 백내장 합병증을 원인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는 우연도 두 거장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코로나 시대를 겪었던 우리에게 고난의 극복과 끊임없는 도전이 어떤 달콤한 승리를 줄 수 있을까? 이것을 증명하는 바흐와 헨델의 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의 음악 향기를 느껴보자.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성희 칼럼니스트는 인문학 강사이자 자동차, 모빌리티 전문가로서 활동 중이다. 국민대학교 대학원 기계학 석사, 온석대학원대학교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영업인협동조합(KADCA) 위원 및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직무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시도청과 기관에서 인문학 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당신이 영화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셀프코칭,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관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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