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은퇴’를 반환점 삼아 두 번째 일, 두 번째 역할, 두 번째 삶으로 세상과 마주한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이야기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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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은퇴’를 반환점 삼아 두 번째 일, 두 번째 역할, 두 번째 삶으로 세상과 마주한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일명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있다. 국내 베이비부머는 약 78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한국 사회 격동기에 태어나 일하며,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했던 이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아직 낯설고 두렵다.

퇴직을 맞은 중장년층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는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복지와 노후 대비와 관련된 사회적 지원은 아직 부실한 편이다. OECD 국가들 중 1위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노인 빈곤율,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은 국민연금을 수령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측 등 쏟아지는 우울한 뉴스들은 은퇴를 앞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많은 이들이 ‘은퇴’라는 단어에서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휴양하는 삶을 떠올리지만, 그런 모습의 ‘은퇴’는 흔하지 않다. 퇴직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일자리를 찾는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재취업을 시도한 국내 베이비부머는 전체의 86.6퍼센트였다. 하지만 재취업은 녹록지 않다. 조급해진 퇴직자들은 적성에 맞지 않는 일자리를 찾거나, 무턱대고 창업을 모색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최근 은퇴자들 위한 삶의 설계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치중돼 있다. 물론 금전적인 노후 대책은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완벽한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뿐더러 재테크만이 답은 아니다. 대다수의 퇴직자들은 두 번째 ‘일’을 선택하고, 그 직업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퇴직자들의 진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낀 저자는 은퇴하고 두 번째 직업을 찾아 10년 이상 그 일을 지속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들이 은퇴 후 각자의 ‘취준’을 거쳐 새로운 일과 마음으로 삶을 바꾼 경험을 책에 담았다.

“누구도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은퇴, 인생 2막을 지혜롭게 꾸리는 방법”

새로운 직업을 찾아 일을 시작한 인터뷰이들은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자아를 형성해야 했고, 예전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야 했다. 그들에게도 재취업이나 창업은 쉽지 않았고, 바쁜 회사생활로 퇴직 이후를 준비할 여력을 갖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는 것과, ‘일’에 대한 기존의 프레임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지며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하고, 회사의 직위가 곧 자신이라는 오랜 생각을 바꿔야 했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은 어려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재취업, 창업, 귀농·귀촌, 사회공헌 등 은퇴 후에 해볼 수 있는 일의 종류는 다양하다. 인터뷰이들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경험한 은퇴 이후의 ‘취준’에 대해 말한다. 재취업에 도전해야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부터, 생계를 위한 일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한 조언들이 이어진다.

또한 두 번째 직업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 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능력을 계발하고 한 가지 일을 계속해온 인터뷰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책 속 용감한 아홉 명의 진솔한 이야기는 계산기만 두들기던 노후설계를 멈추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고민을 이끌어낸다. 일과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퇴직자들의 도전에 큰 힘을 실어줄 것이다.

[사진출처=동녘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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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보영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며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인터뷰였다. 여러 사람을 만나며 세상이 넓어졌다. 2012년 한국고용정보원과의 인연을 계기로 다양한 직업인과 기업 인사담당자, 진로 전문가를 만났고, 삶과 직업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길 원한다.

그들의 삶에 중요한 축이 된 일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일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은 즐거웠다. 한겨레21손바닥문학상, 웅진문학상, 한국저작원위원회-카카오브런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최근 저서로는 『은퇴하고 즐거운 일을 시작했다: 퇴직 이후 새로운 직업을 선택한 아홉 명의 이야기(동녘라이프, 2022.05.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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