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형환 칼럼니스트] “같은 직장에서 5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다른 업종의 일도 해 보았고요. 저는 다른 사람보다 일에 대한 싫증을 쉽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 특별한 기술이나 전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계학을 학부에서 전공했지만 제가 선택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총무부 관련 지원업무를 하고 있는데 일은 시작한지 1년차 정도만 재미가 있고 어느 정도 손에 익은 뒤에는 그 일이 식상해지기 쉽습니다.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죠. 다른 부서의 일도 관심은 있습니다만 할 엄두는 나지 않고 제 직무에 불만만 생기게 됩니다.

저 혼자 불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만 하는 것 같습니다. 직급이 낮아서 일까요? 차장님이나 부장님등 상급자의 직무들은 매우 중요하게 보이지만 제가 하는 일은 매일 그냥 그럭저럭 같은 일들의 연속인 것만 느껴지네요. 그래서 인지 퇴근 후에도 이 동료 저 동료들과 술자리로만 보내게 되니 제 자신을 봐도 정말 한심합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다 그런지도 궁금하고요 이런 식상함을 어찌해야 할까요?”

같은 일일지라도 각 사람에 따라 일의 가치와 성과는 모두 다릅니다.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재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나에게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직장에서의 업무를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일에 임하는 마음은 스스로 가져야 합니다. 처음 직무를 맡게 되면 누구나 열심히 합니다. 익숙하지 못한 환경은 자신에게 더 큰 불편함을 주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간이 곧 지나면 아무리 어려운 일들도 익숙하게 되고 불편함이 사라지면 또 금방 식상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직무에 의미를 부여하고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첫째, 일은 역할이지 직급이 아닙니다.

저는 90년대 중국에 파견되어 공장에서 관리자로 일할 때가 있었습니다. 비록 중국어를 전공하기는 했지만 재무관리와 인사업무는 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사정상 제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지라 할 수 없이 맡게 되었습니다. 원치 않은 일이고 재미도 없는 일이고 인정도 못 받는 일을 즐겨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직급도 낮아서 공장에 온갖 귀찮은 소소한 일들을 매일 같이 혼자 해야 하니 하루하루를 투덜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공인 한 명이 “왜 중국까지 와서 고생하며 일을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살기 위해 한다”고 대답을 하고 나서 스스로 머리에 망치를 맞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먹고 살게 없을까? 여기까지 와서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 사실 나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장차 필요한 수많은 경험을 얻기 위해 중국을 선택 했었습니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목적을 깨달은 후 하루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제게 주어진 일은 직급이 아니라 제가 선택한 역할이라는 사실과 매일 겪는 직무상의 경험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기록하며 축적해 갔습니다. “바로 제게 필요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상황을 바꾼 셈입니다. 그때 얻은 하루하루의 경험이 수년 이후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가져다주며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둘째, 출근보다 중요한 퇴근시간을 관리하십시오.

일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도 중요합니다.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먹으면서 개인의 사회적 관계는 점점 더 넓어지게 되어 다양한 가치들을 갖게 됩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 모든 구조와 요소가 자기 자신을 만들게 됩니다. 일에만 국한 될 수 없는 삶이 된다는 말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은 일과 삶의 시간관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대부분 직장인에게 중요한 시간은 출근 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자신의 삶을 만드는 시간은 퇴근 후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출근 후 하는 일에 대해 자신을 평가하려 하면서 퇴근 후 자신의 삶을 만드는 시간을 게을리 한다면 그의 인생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직무는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지만 자신의 삶마저 상황에 맡겨서는 안되겠죠. 퇴근 후의 모든 활동은 자신의 미래를 만드는 열쇠가 된다고 알고 있으면서 막상 계획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직장인들이 참 많습니다. 스스로 체크해보세요.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혹시 온종일 함께 있던 동료들과 여전히 장소만 옮겨 다니며 집단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한탄하며 무료함을 즐기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철저히 퇴근 후 시간계획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고 계신가요?

셋째, 스스로 하는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보세요.

건축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더니 ‘먹고 사는 일을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건물을 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지금 세상을 아름답게 할 성전을 짓고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세 사람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각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 들을 선택하게 될 현장 소장 입장에서는 누구와 일을 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같은 일 다른 가치는 완전히 다른 기회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또 남이 주는 가치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나의 가치로 살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일이란 분명히 현실적인 생계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은 생계를 위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참 어렵지만 내게 주어진 일에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확대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방향성과 영향력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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