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엄마 vs 끝내주는 엄마’ 김영희의 육아일기⑦

[한국강사신문 김영희 칼럼니스트] <부모 되기는 쉬워도 좋은 부모 되기는 어렵다>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기는 쉬워도 정작 ‘좋은’ 부모 되기는 어렵다. 일부 부모는 아이가 소위 자신의 바람이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아이를 탓한다. 내가 이렇게 잘해 주는데, 왜 내 맘을 몰라주는지 하며 말이다. ‘잘해준다’ 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 입장에서 잘해준다 라는 개념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신생아는 20시간 이상 잠잔다. 태어나 1년 동안 영아들은 많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새로운 정보 입수를 위해 얼마나 힘들면 아기가 잠을 그렇게 많이 잘까? 어른도 머리 쓰는 일을 하면 에너지 소모가 많다. 아이들도 두뇌 운동 후 휴식을 취해야만 더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수면 훈련에 들어가는 게 좋을까? 한 소아과 전문의에 의하면 생후 2개월부터 잠자기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는 습관이 들면 엄마도 아기도 편하다.

생후 백일 이후부터는 수면 패턴이 어른과 비슷하게 바뀐다. 그 시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모든 습관은 시기가 중요한데 특히 수면습관은 빠를수록 좋다. 편안히 잘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기 전에 목욕을 시키고 컨디션을 좋게 한다. 불빛과 소음 역시 가급적 줄인다. 아이가 잘 시간을 감지하도록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가르칠 것은 일관성 있게 가르쳐야 버릇이 든다. 어떤 아이는 한번 잠들면 오랜 시간 자는 아이도 있다. 아이가 먹지도 않고 자면 영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백일 후라면 크게 문제가 없다. 단 백일 전에는 중간에 깨워 먹이는 게 좋다. 승우는 그나마 잠버릇이 좋은 편이었다. 한번 자면 대여섯 시간정도 깨지 않고 잤다. 깜깜한 방에 재워 그랬지 싶다. 굳이 꼬마전구도 켜둘 필요 없다. 밤은 깜깜하다는 걸 알게 하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 어두워지면 자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생체리듬이 있다. 반복적으로 체화되면 훌륭한 잠자기 습관이 된다. 엄마는 아이의 잠버릇 하나만으로도 육아가 훨씬 수월해진다. 아이가 낮밤이 바뀌어 고생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기 때일수록 통제가 쉽다. 강아지도 어릴수록 습관들이기 쉬운 것처럼 아기도 맨 처음이 중요하다. 습관은 뇌에 입력된다. 4개월 정도 되면 잠 습관을 익히고, 8개월부터는 잠자기 습관이 굳어진다. 꿀잠만큼 좋은 것도 없다. 아이의 좋은 행동을 반복하여 습관으로 만들자. 중간에 몇 번 바뀔지언정 일생의 수면 패턴이 된다. 인간의 수면은 일상생활을 제어할 정도로 예민하다.

승우에게 처음 수저를 사용해 음식을 먹게 했을 때, 식탁을 지저분하게 하고 입에 제대로 떠 넣지도 못하니, 어른 입장에서는 답답했다. 아예 떠먹여 주는 게 속 편했다. 몇 번 그렇게 해주니 나도 편하고 승우도 빨리 밥을 해결할 수 있으니 서로 나쁠 게 없어 보였다.

그게 계속되자 승우는 입만 벌리고 도통 자신이 밥을 떠먹으려 들지 않았다. 아차 싶었다. 스스로 배울 기회를 박탈한 셈이었다. 나는 늦게나마 아이에게 수저를 돌려주었다. 가장 좋은 먹거리는 허기라고 했다. 적당한 허기로 감사히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유도하자. 밥을 정해진 시간에 적당한 양을 주고, 되도록 과자 등 간식거리는 사지 않았다.

적절한 식간 공복은 몸에도 좋다. 밤늦게 먹는 습관이 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간식을 자주 먹이면 당연히 밥맛을 잃을 수밖에 없다.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는 재밌는 제목의 책도 그런 내용이다. 저자는 농약, 화학조미료, 오염물질 덩어리인 음식들을 아이에게 먹이느니 차라리 굶기라고 주장한다.

어려서부터 단 것을 많이 안 먹여서인지 승우는 지금도 초콜릿 등 단 음식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의 식습관에 부모 역시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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