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고기 안 먹는 거? 그게 과연 가능해?”

[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비건? 고기 안 먹는 거? 그게 과연 가능해?” 손은경 작가는 어느 날 한 책을 만나게 된다. 존 맥두걸 박사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이 책을 만나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잡식에 대한 상식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하여 차근차근 책과 신문,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작가가 운동하면서 근육을 얻으려고 꼬박꼬박 챙겨 먹었던 닭가슴살과 고기들이 오히려 건강을 더 해치고 있었음을. 식탁에 올라와 있는 고깃덩어리들은 처음부터 고기가 아니라 살아 숨 쉬던 생명이었음을.

게다가 그 생명이 생산성이라는 핑계로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도 더 지독한 환경에서 살아야 했음을. 또한 코로나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육식이 좋지 않음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모른척할 수 없게 된 작가는 비건이 되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동물권을 위해 더 나아가 지구환경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비건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일상의 모든 것이 큰 변화를 겪게 됨을 알게 되고 특히나 음식과 관련해서 그 맛 좋았던 고기 없이 사는 삶이 가능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고기 없는 삶이 과연 가능한가? 이 시점에서 작가는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모른척할 수 없어 용감하게 시작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작가의 비건 분투기가 시작된 것이다.

“불편한 비건과 불량한 비건”

작가의 씩씩하지만 무모한 시작은 그러나 금방 위기를 겪게 된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걱정스러운 시선. “너 그러다 쓰러진다.”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같이 무엇을 먹어야 할까? 회사에서의 회식 자리와 더 나아가 유난이라는 비아냥. 이것으로 작가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기껏 채식이라며 챙겨 먹은 것 중 “이것도 고기였어?”라며 뜨악하게 하는 음식들과 시중에 비건용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로 먹을 수 없었던 음식들. 그리고 끊기 힘든 라면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의 유혹 등 동공 지진의 순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런 위기의 순간 작가는 처절한 자기만의 싸움을 한다. 회식 자리에서 남들 고기 먹을 때 꿋꿋이 나물 반찬에 밥 먹기.

“동물만 아프냐? 식물도 아플걸?”이라는 주변의 의문에 대답을 못 했을 때 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갈 수 있는 식당은 어디인지 고민하기 등등. 어느 날은 에라 모르겠다며 고깃집으로 뛰어가는 등 살짝 불량스러워지기도 하지만 작가는 결국은 ‘비건’이라고 외친다. 당위적으로 이게 옳아서가 아니라 해보니 좋은 순간들도 위기만큼 몸소 겪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건의 즐거움”

비건이 되면 참고 인내하며 고통을 감내하는 처절한 몸부림만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채식하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과 보상이 크기 때문이다. 단순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삶의 방식에 대해 작가는 즐겁게 이야기해준다.

변비가 없어지고 피부가 맑아지며 굶지 않는데도 양껏 먹는데도 저절로 슬림해진 몸까지. 작가는 비건이 되면서 먹거리와 더불어 생활 양식도 바꾸게 된다. 장을 보며 익히게 된 돈의 가치와 지구환경을 생각하며 과거의 소비 습관을 반성하고 절약하는 모습이 연결되며 삶의 방향이 크게 바뀌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건을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또 비건을 왜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작가는 부끄럽지만, 숨김없이 고백한다. 이런 나도 했다고. 그리하여 묻는다. “같이 해볼래요? 비건 그거 어렵지 않아요.”라고.

[사진출처=소금나무]
[사진출처=소금나무]

저자 손은경은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를 즐겨 마시‘던’ 직장인. 치킨에 맥주 먹으러 피크닉 가‘던’ 한강객. 닭가슴살을 냉동실에 쌓아두고 먹‘던’ 운동인. 그러던 어느 날, 동물성 식품이 우리 몸을 아프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날로 고기에 정이 뚝 떨어져 버렸다.

‘관계 안에 우리는 하나’라는 믿음으로 나와 동물과 지구 수호를 위해 채식 중인 이제는 비건. 그럼에도 세 치 혀의 기억, 고기 맛에 저항하기힘든 날이면 돌연 양꼬치 식당으로 향하기도 한다. 한동안은 잠잠할 것이다.

최근 저서로는 『나의 비건 분투기: 비건이 되고 싶지만 고기 끊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소금나무, 2022.06.15.)』가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한국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