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브랜딩디렉터 윤혜경의 ‘잘 나가는 이야기’

[한국강사신문 윤혜경 칼럼니스트] 국내 연예계에서, 현재까지도 소문난 ‘잉꼬부부’를 넘어 ‘모범부부’로 평판이 자자한 이들이 있으니, 바로 차인표-신애라 부부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이들의 선행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부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와 기부 활동, 자선단체 홍보대사 활동, 아동학대방지센터와 고아시설 지원, 빈민국과 북한 어린이 돕기, 자살 예방 활동 등 전방위적인 선행을 펼쳐나가고 있다.

컴패션 봉사활동 컷 [사진출처=SBS 힐링캠프]
컴패션 봉사활동 컷 [사진출처=SBS 힐링캠프]

모 방송에서 차인표는 신애라를 만나 봉사와 배려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처음에는 남을 위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점차 봉사와 배려가 자신의 행복이 되더라는 것이다. “나는 유흥업소에 가지 않는다. 그 돈이면 쓰레기 더미 안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눈에 파리가 알을 낳아도 쫓을 힘이 없는 아이들이다. 내가 번 돈이 이렇게 소중한 일에 쓰인단 걸 목격했기에 큰돈을 함부로 쓸 수 없게 됐다.” 차인표의 이 말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을 주었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났고, 딸 두 명은 입양을 해 친딸처럼 정성껏 키우고 있다. 부부는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의 화목한 모습을 수차례 공개했으며 신애라는 2019년 입양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SBS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신애라는 공개 입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차피 숨길 수도 없다”고 말하며 “입양 이야기, 낳아준 엄마 이야기, 입양이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그리고 입양 때문에 얼마나 내가 행복한지 주입식 교육을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한다”고 이야기 했다. 입양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회 속에서 참으로 용기 있고 대단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신애라 인스타그램]
[사진출처=신애라 인스타그램]

또한 차인표는 국내 해운업계 4위 연매출 100억 원대 (주)우성해운 창업주 차남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차인표의 아버지는 기업 총수로서 가장 뛰어난 자질을 보인 차인표에게 회사를 상속시킬 것을 계획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와 함께 회사를 창업해 40년간 온몸을 바친 분들이 회사에 많이 있는데 해운업을 잘 모르는 내가 경영권을 받을 수는 없다”라고 주장하며 경영권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야말로 연기자로서 쌓아 올린 성공과 명성을 가장 아름답게 활용한 사례가 아닐까?

이렇듯 자타가 공인하는 누군가의 이미지를 우리는 ‘평판’이라고 한다. 평판을 관리하는 것은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이며, 잘 관리된 평판이 가져다 주는 힘은 실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반대로 평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사회적 성공을 이루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뤄낸 성공마저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이 평판이란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고 있다. “김대리, 이번에 우리 회사 경력직 채용에 지원한 홍ㅇㅇ씨가 자네의 전 회사에 재직 중이던데, 이 사람 좀 어떤가?” “지영아, 내가 전공과목 프로젝트 조 편성을 해야 하는데 네 친구 조ㅇㅇ하고 같이 하면 어떨 것 같니?” 이런 질문들처럼 조직 혹은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서, 이 사람을 잘 아는 누군가에게 확인을 거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혹은 다음과 같이 딱히 의도치 않아도 누군가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평가를 듣게 되기도 한다. “최근에 너희 부서로 전출 간 박과장 있잖아, 그 사람 여성 편력이 아주 화려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소비자 성향 리서치 회사인 트렌드모니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90% 이상이 타인에 대해 보통 이상의 관심도를 보이고 있으며, 과반수 이상이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2%가 평판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이 평판 관리를 위해 주변 사람들의 지적을 수용할 의사를 보였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특정 집단에 소속되고자 한다. 그리고 인간은 단순히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기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인정을 받고 호감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본인이 남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에 대해 민감하다.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는 있으나 항상 주변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신경을 쓰게 되며, SNS의 댓글이나 ‘좋아요’ 수에 민감하게 반응기도 한다.

평판과 이미지는 다르다. 이미지는 대상의 특징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기반을 둔 믿음이라고 할 수 있으며, 비교적 즉각적이기 때문에 단편적이고 쉽게 변화하기도 한다. 반면 평판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보다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평가로 여러 경로를 통해 전파되는 집합적 기억 혹은 공통의 목소리다. 일반적으로 특정 대상에 대한 평판이 형성되고 나면 쉽게 변하지 않고 다수의 구성원들이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신뢰와 호혜성을 바탕으로 하여 사회적 질서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판은 관계 형성 및 평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하고자 할 때 주변의 사람들에게 평판을 확인하곤 한다. 흥미로운 것은 평판의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도 그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업무 관계로 공동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파트너의 평판을 확인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그런데 주위에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괜찮은 사람인 것 같던데….” 혹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다지 협조적인 것 같지는 않던데….”라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위와 같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상당하다.

또한 평판은 기업 채용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러 뉴스 매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특히 경력 사원의 채용 과정에서 평판 조회에서 탈락하는 비율이 약 3% 정도라고 한다. 실제 상당수의 대기업에서 헤드헌팅 업체나 평판조회 전문 기업을 통해 채용 대상자들의 평판 조회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인해 온라인에서의 평판 역시 중요도가 점점 더해가고 있다.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서의 평판은 구매 행위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미친다. 구매자들은 이미 해당 물건을 산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온라인에서의 평판은 전파의 속도가 무척 빠르며, 평판을 접하는 대상의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온라인 평판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3번만 거치면 모두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온라인 사회의 발달로 이제 몇 단계만 거치면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할 때 평판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평판은 관계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 형성 과정에서 본인에 대한 평판이 형성 및 발전된다는 점에서 평판은 관계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관계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평판의 힘은 실로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판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평판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목소리라는 점에서 비교적 쉽게 형성되지 않으며, 쉽게 바뀌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시적으로 대상자와 불일치하는 평가가 나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객관적인 모습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평판 관리를 위해 억지로 꾸미기보다는 지금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지금의 나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더 넓은 세상에서 나와 다른 환경의 사람들을 접촉하면서 보다 의로운 세상을 만날 것인지 고민해보라. 부딪힐수록 더 크게 존재하는 게 삶이다. 평화로운 안식에서 벗어나 더 큰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호평이라는 이름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혜경 칼럼니스트는 펀이미지케이션스 대표이다. 항공사 승무원출신으로 호텔 및 교육관련기관 등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토대로 기업 임원, 교수, CEO 등을 대상으로 퍼스널이미지브랜딩 강의를 펼치는 대한민국 대표 강사이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단체의 성격 및 특성을 전략적으로 분석해 최상의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코칭 및 컨설팅하는 이미지브랜딩전문가다. 저서로는 왜 유독 그 사람만 잘 나갈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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