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에 입대, 금녀의 벽을 깬 최초의 여자 비행사” 김경오의 『나는 매일 하늘을 품는다』

한국 최초 여자 비행사에서 여전히 꿈꾸는 삶으로

2022-06-27     김지영 기자

[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하늘에 영원히 남을 궤적을 만들어간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비행사 ‘김경오’의 찬란한 인생 여정 『나는 매일 하늘을 품는다: 한국 최초 여자 비행사에서 여전히 꿈꾸는 삶으로(넥서스BOOKS, 2022.07.04.)』를 소개한다.

“비행사를 꿈꾼 순간부터 오늘날의 김경오가 있기까지, ‘최초’라는 타이틀에는 고난이 항상 뒤따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여자 비행사 ‘김경오’. ‘최초’라는 타이틀은 김경오를 설명할 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그 영광스런 타이틀 이면에는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유년 시절을 지나 십 대 때 공군에 입대해 비행사가 되고, 한국전쟁 참전, 미국 유학, 항공 발전과 여성운동에 앞장서기까지. 《나는 매일 하늘을 품는다》는 그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김경오의 일대기를 다룬 자서전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원대한 꿈이나 열망이 아니라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살아낸 결과”라고 했다. 매일 열심히 살다 보니 지금의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80이 훌쩍 넘은 나이, 이제는 비행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을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전히 도전하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길이 없는 곳을 앞서 걸어간 자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무수한 응원과 용기, 위로를 받을 것이다.

“공군에 입대, 금녀의 벽을 깨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비행사가 되다”

김경오는 1934년 5월 28일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나 유교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비록 남존여비의 표본인 집안에서 나고 자랐어도 그 시절 국제학교에 다닐 정도로 교육에서만큼은 차별 없이 공부를 했고, 일본의 압제를 피해 서울로 피난을 내려오며 학교에서 ‘이북데기’라는 놀림거리가 되자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더욱더 공부에 열심을 냈다. 그러던 중 1948년 일생일대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온다.

교장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무슨 시험인지도 모르고 본 시험에 최종 합격을 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제1기 공군 여자 조종사 후보생 시험이었다. 하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 “군인이 되는 것은 집안 망신”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거역하고 몰래 창문을 넘어 입대한 그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가혹한 훈련은 물론이거니와 이유 없는 기합,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행기를 탈 수도 없고 진급에서도 제외되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그러나 저자는 사방에 포탄이 터지고 총성이 울려 퍼지는 전쟁 상황에서도 더 무서웠던 것이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사진출처=넥서스BOOKS]  

저자 김경오는 1934년에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정식 출범하고 여자항공대를 창설하면서 당당히 시험을 치르고 여자 항공병으로 공군에 입대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군대에서 온갖 차별과 고난을 겪지만, 오로지 비행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버티어 1952년 단독 비행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여자 비행사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그 후 뜻하지 않게 후학을 양성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에 1958년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길포드 대학을 다니며 ‘비행기를 가지고 고국에 돌아가겠다’라는 꿈을 품는다. 1963년 10월 30일 마침내 꿈은 이루어진다. 비행기 한 대를 기증받아 귀국하여 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되어준 것이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여자 비행사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여성항공협회를 설립하고 후배 양성을 위해 앞장선다.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여성운동에도 힘쓰기 시작한다. 1981~2015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최장수 위원, 1984년 국제존타 서울클럽 초대회장, 1988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1996년 자민련 부총재, 1999~2008년 대한항공협회 총재, 국제항공연맹 부총재를 지냈다. 현재는 조종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으나, 늘 비행사라는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매일 하늘을 품으며 찬란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