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일의 수면습관] 7시간 쭈욱 자는 통잠 말고, 4시간이나 3시간 씩 나눠서 자면 안 좋은가요?

2024-04-13     황병일 칼럼니스트
[사진출처=픽사베이]

[한국강사신문 황병일 칼럼니스트] 우리는 깨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잠을 자는 통잠이 수면의 질과 건강에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는 오해다. 현실은 깨지 않고 통잠을 자는 수면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지친 나머지 너무 피곤해 골아 떨어지는 날을 빼고는 말이다. 잠자는 도중에 각성이 일어나는 게 정상적인 수면주기다.

농경시대의 일상은 어땠을까? 해가 뜨면 일어나 일을 하고,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저녁을 먹고 잠을 잤다. 육체의 피로가 몰려오고, 낮에 듬뿍 받은 햇빛으로 잠을 부르는 호르몬 멜라토닌이 자연스레 분비되면서 첫번째 잠이 들었다.

이 순간 육체의 피로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수면의 골든타임(90분~120분)을 지난다. 이어서 깊은잠(신체회복)과 렘수면(정신회복) 단계의 2주기를 지나면 육체의 피로가 풀리면서 자다가 깨기 쉬운 수면주기에 도달한다.

옛날 사람은 이때 무엇을 했을까? 전기가 없던 시대에 남녀간 육체적 사랑을 나누고 다시 잠이 드는 두번째 잠으로 수면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옛날에는 다산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대였지 않나 싶다.

태초부터 새겨진 생체시계는 자동으로 작동한다.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잠자리에 든다. 3~4시간 자고 중간에 깨어나 다시 잠을 자는 리듬이 작동했을 것이다. 전체적인 수면시간 7시간 정도이고, 기상이 어렵지 않다면 수면리듬이 나쁘다고 단정짓지 못할 것이다.

자다가 깨는 중도각성은 자연스런 생체리듬이다. 통잠을 못 잤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다시금 잠을 청하는 마음이 바람직하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중도각성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여러가지를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시계를 보지마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을 봐라, 양 몇 마리 세워봐라, 거실로 나와 잠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등등

중간에 깨어 수면지속이 분절되는 경우 지혜롭게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벌떡 일어나기 보다, 누운 체 지금 몇 시쯤 됐지 시간을 확인해 보는 것이다. 몇 시인데 잠에서 깬 걸까? 궁금함으로 머리가 돌아가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이 분비되고 잠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이런 패턴이 장기간 누적되면 불면증으로 발전하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확인한 시간이 새벽 2시라면 아직 잠잘 수 있는 시간이 4시간이 남았네, 기분 좋고 행복하다. 라고 자기암시를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있으면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단계로 이어진다. 궁금함을 가지고 스트레스 받기보다, 잠시 스마트폰 시계를 보고 바로 스마트폰을 내려 놓아야 한다. 이유는 시신경으로 들어오는 블루라이트가 낮으로 착각 뇌를 활성화시키면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 분비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수면지속은 통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면주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깨는 단계를 인정하고 다시 잠이 들면 된다. 첫번째 수면, 두번째 수면으로 나눠서 자는 분할수면 습관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통잠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란다. 수면시간과 생활방식은 개개인이 다르고 기상과 일상에 무리가 없다면 자신에게 맞는 수면습관이라 말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황병일 칼럼니스트는 한국수면습관협회와 네이처슬립 수면코칭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수면전문브랜드 까르마 창업자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매일경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현재 유튜브 ‘잘재남TV’를 운영하고 있다.

수상경력으로 석탑산업훈장, 제40회 무역의 날 천만불 수출의 탑, 산업기술혁신대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기술(역서)>, <우리에게 잠자는 8시간이 있다>, <나는 자다가 성공했다> 등이 있다.

집에 있을 법한 메모리폼 베개를 1999년 국내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25년 동안 수면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황병일의 수면습관’이란 칼럼을 연재 중이다.